편의점 CU의 즉석 원두커피 브랜드 ‘겟(GET)커피’가 최근 리뉴얼 후 맛이 이상해졌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U는 지난 7월 원두의 배합 등을 바꿔 겟커피를 리뉴얼 출시했다. 편의점 점주들은 기존의 원두를 모두 판매한 후 리뉴얼된 원두를 발주해 판매하고 있다. CU는 기존의 커피머신을 세계 커피머신 시장 점유율 1위인 이탈리아 라심발리사에서 출시한 전자동 커피머신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CU ‘겟커피’ 사진. / BGF리테일
CU ‘겟커피’ 사진. / BGF리테일
하지만, 편의점 점주들은 "겟커피 리뉴얼 후 맛이 이상해졌다", "신맛만 난다", "원두 비율을 높여도 밍밍한 맛이 난다"는 등의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런 탓에 기존의 원두를 구하는 점주들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커피의 밍밍한 맛을 줄이기 위해서 원두 비율을 높여야 하는데, 결국 원두가 더 빠르게 소진될 수밖에 없다. 원두 발주 비용이 더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CU ‘겟커피’ 리뉴얼 후 맛이 이상해졌다는 점주들의 불만이 지속되고 있다. CU에서는 점주들에게 “커피 맛이 이상해진 게 아니라 기존 원두 잔여물에 의한 오염이나 농도 설정의 문제일 수 있다”고 공지했다. / 편의점 점주 커뮤니티 갈무리
CU ‘겟커피’ 리뉴얼 후 맛이 이상해졌다는 점주들의 불만이 지속되고 있다. CU에서는 점주들에게 “커피 맛이 이상해진 게 아니라 기존 원두 잔여물에 의한 오염이나 농도 설정의 문제일 수 있다”고 공지했다. / 편의점 점주 커뮤니티 갈무리
리뉴얼 후부터 커피 품질이 이상해졌다는 민원이 지속되자, CU 측에서는 점주들에게 "바뀐 원두 때문에 커피가 맛이 없는 게 아니다. 기존 원두 잔여물에 의한 오염이나 농도 설정 문제일 수 있으니 (기기) 청소나 농도 설정을 부탁드린다"고 안내했다.

CU 운영사 BGF리테일 측은 원두를 리뉴얼하면서 원두별 구성비와 로스팅 정도를 변경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의 추가 리뉴얼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원두별 구성비와 쓴 맛을 줄이는 방향으로 로스팅 강도를 낮췄다"며 "원래 업계에서는 유통 기간을 길게 가져가기 위해 로스팅을 강하게 하는 편이지만 커피 맛을 좀 더 신선하게 하고 풍미를 높이기 위해 리뉴얼을 하게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리뉴얼된 겟커피는 콜롬비아, 브라질, 니카라과산 원두를 50대 25대 25 비율로 배합해 미디엄 다크 로스팅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원두보다 로스팅 강도를 낮췄다는 것이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원두에 열을 가해 볶는 로스팅 정도를 약하게 하면 커피의 탄맛이 줄어드는데, 이런 목적으로 리뉴얼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탄맛을 줄이면 신맛이 상대적으로 강해질 수 있고, 밍밍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 또한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브랜드인 스타벅스의 경우 탄맛이 굉장히 강한데,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이 여기에 많이 맞춰져 있다 보니 리뉴얼 후 품질이 변한 것처럼 느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혜빈 기자 empt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