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는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처럼 갑자기 다른 세상이 오는 게 아닙니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공간을 확장하는 개념입니다. 메타버스 시장이 주춤한다는 말이 나오지만 결국 유의미한 서비스는 살아남을 겁니다."

안호준 올림플래닛 경영전략실장 부사장이 엘리펙스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 변인호 기자
안호준 올림플래닛 경영전략실장 부사장이 엘리펙스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 변인호 기자
안호준 올림플래닛 경영전략실장(CSO) 부사장은 23일 서울 강남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올림플래닛의 안호준 부사장, 전상욱 프로덕트본부장(CPO) 부사장, 김명현 서비스개발실장(CTO) 상무가 참석해 메타버스 플랫폼 ‘엘리펙스’ 성과와 올림플래닛의 사업전략을 소개했다.

"누구나 가상공간 쉽게 소유"

안 부사장은 "엘리펙스는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경험의 시대를 열기 위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의 가상공간을 소유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라며 "올림플래닛은 엘리펙스를 통해 기업이 원하는 공간을 제공하는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가상공간을 통해 고객경험을 개선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엘리펙스로 만든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홈메타’가 그 예다. 비스포크 홈메타는 지난해 7월 삼성전자의 가전제품을 메타버스에서 경험할 수 있게 만든 가상공간이다. 이용자가 집 평수, 주방 구조 등 자신의 실제 거주환경과 비슷한 환경을 설정해 비스포크 냉장고, TV, 에어컨 등을 배치해 볼 수 있다.

그는 "올림플래닛은 기업 수요에 초점을 맞춰 B2B SaaS 플랫폼 엘리펙스를 출시했다"며 "기업은 이를 통해 쉽고 빠르게 가상공간을 만들고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SNS나 블로그에서 공간을 공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엘리펙스에 텍스트 음성변환(TTS), 디지털 휴먼, 챗GPT 같은 서비스도 쉽게 추가할 수 있도록 ‘모듈 기능’도 추가했다"며 "링크만 있으면 접속할 수 있어 중장년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엘리펙스, 부분유료화하고 구독형 BM 추가

올림플래닛은 이런 엘리펙스에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BM)을 추가하기로 했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다. 기존 엘리펙스의 비즈니스 모델은 ‘구축형’이다. 구축형 BM은 올림플래닛이 기업 의뢰를 받아 공간을 디자인해 준다. 구독형은 만들어진 공간을 이용자(기업)가 골라 자신이 직접 꾸밀 수 있다. 포털사이트가 블로그 틀을 제공하면 이용자가 블로그를 자신의 취향대로 꾸미는 식이다.

전상욱 부사장은 "구독형 서비스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부분유료화를 생각하고 있다"며 "우선 무료로 출시하고 화상채팅 모듈, 워터마크 같은 추가기능 이용을 원하면 과금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림플래닛의 전상욱 부사장(왼쪽), 안호준 부사장(가운데), 김명현 상무(오른쪽)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변인호 기자
올림플래닛의 전상욱 부사장(왼쪽), 안호준 부사장(가운데), 김명현 상무(오른쪽)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변인호 기자
구독형 BM은 올림플래닛이 키우려는 창작자 생태계 전략과 이어진다. 올림플래닛은 창작자가 만든 가상공간을 올릴 수 있는 ‘마켓 플레이스’를 만든다. 구독형 BM 이용자는 이런 마켓 플레이스에 접속해 원하는 공간을 찾아 구독한다. 이렇게 나오는 수익은 올림플래닛과 창작자가 공유한다. 비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전 부사장은 "공간을 꾸미다 보니 인테리어에 비유하게 되는데 구독자가 창작자에게 인테리어를 의뢰하는 부분을 서비스로 만들고자 한다"며 "구체적인 윤곽은 올해 하반기쯤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드라마·영화 같은 곳에 제품을 노출하는 PPL 형식의 광고도 도입하려고 한다"며 "인플루언서 공간을 만들고 SNS와 연동했을 때 나오는 광고 수익을 공간 소유자와 공유하겠다"고 덧붙였다.

국경 없는 메타버스 서비스 위해 글로벌 진출

올림플래닛은 엘리펙스에 어도비(Adobe) 같은 SaaS 사업전략을 적용할 예정이다. 올림플래닛은 엘리펙스 개발과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한다. 서비스 판매는 올림플래닛의 파트너사가 담당한다. 올림플래닛은 현재 20개쯤의 파트너사와 계약해 여러 산업군에 서비스를 판매하고 있다.

안호준 부사장은 "메타버스는 국경이 없는 서비스인 만큼 올림플래닛도 당연히 글로벌에 진출하려고 한다"며 "우선 MZ세대 비중이 50%가 넘는 아시아 시장을 2024년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