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경기 침체 속에도 커머스·콘텐츠 부문 성장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뒀다. 네이버는 올해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생성형AI인 '하이퍼클로바X'를 여름 중에 출시하고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왼쪽부터 김남선 네이버 CFO, 최수연 네이버 대표. / 네이버
왼쪽부터 김남선 네이버 CFO, 최수연 네이버 대표. / 네이버
8일 네이버는 올해 1분기 매출 2조2804억원, 영업이익 330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6% 늘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했다. 커머스는 북미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 포시마크 편입 효과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5% 늘어난 6059억원을 기록했다. 웹툰 등 사업이 주축이 되는 콘텐츠 부문에선 전년 동기 대비 94% 늘어난 4113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올해 인공지능(AI)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생성형AI 일종인 하이퍼클로바X를 출시하고 자사 서비스 전반에 AI를 접목해 사업 시너지를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 여름 생성 AI 백본이 되는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이겠다"며 "하이퍼클로바X를 검색뿐 아니라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 적용하고 나아가 기업용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2017년부터 AI에 기술투자를 진행했다. 그 결과 세계에서 세번째로 대규모 생성형 AI를 위한 빅모델을 보유해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그 중 여름 출시를 목표로 준비중인 하이퍼클로바X는 국내 최초, 최대 규모 한국어 학습력을 보유한 모델로 챗GPT-4에 대응한다. 또한 경쟁업체보다 낮은 비용으로 운영이 가능하면서도 사용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다.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소개 화면 갈무리. / 네이버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소개 화면 갈무리. / 네이버
생성형 AI는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 도입될 예정이다. 그중 핵심 사업인 검색 부문은 사용자별로 최적화된 검색을 지원해줄 수 있도록 자사 AI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다. 이르면 상반기 내 생성형AI 검색 서비스의 사내 베타 서비스를 진행한다. 하반기에는 이를 기반으로 업그레이드 된 모델을 사용자 대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용자 검색 의도를 빠르게 파악해 원하는 검색 결과로 연결되도록 네이버 앱과 검색 화면도 개편한다. 현재 네이버는 검색 결과에서 AI 추천을 기반으로 더 많은 콘텐츠를 탐색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네이버 내 커뮤니케이션 채널 중 하나인 오픈톡과 이슈톡의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콘텐츠를 늘리기 위해 숏폼도 적용한다. 숏폼은 1분 이내 짧은 영상으로 유튜브, 틱톡 등 글로벌 동영상 서비스업체들의 주력 콘텐츠이자 수익모델로 자리잡았다.

아울러 네이버는 새 주주환원계획도 발표했다. 향후 3년간 최근 2개년 평균 연결 잉여현금흐름의 15~30%를 전액 현금 배당하겠다는 내용이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총 환원 규모를 지난 3년동안 30%로 특정했던 반면 앞으로 3년은 15~30%의 범위를 설정했다"며 "이는 지난 몇년간 급증했던 투자와 이에 따라 늘어난 차입금을 일부 우선 상환함으로써 부채 비율을 관리하기 위함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네이버는 당분간 유의미한 인수합병(M&A)를 자제한다고 밝혔다. 지난 5년간 각 세종 데이터센터 구축 1784의 신규 사업 건설, AI 역량 고도화를 위한 GPU 인프라 장비 구매 등에 따른 지출이 늘면서 앞으로는 비용 효율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김남선 CFO는 "각세종이나 1784와 같은 대규모 건축 프로젝트는 이미 완료됐고, 당분간 유의미한 M&A 등 전략적 투자는 자제할 계획이다"라며 "AI 등을 위한 인프라 장비의 소요는 어쩔 수 없이 계속 증가하되 과거 대비 그 사용을 효율화함으로써 향후의 총자본 투자 규모를 중기적으로는 매출 비중이 현재 대비 늘어나지 않도록 통제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