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여름철 무더위를 대비한 냉방가전 마케팅에 벌써부터 속도를 낸다. 제품 판매를 위한 마케팅 키워드로 '에너지 절약'과 '방방컨(방마다 에어컨을 설치한다는 의미의 용어)’을내세웠다. 가전 수요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계절형 가전을 집중 공략해 수익성을 회복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 직원이 경남 창원시에 있는 에어컨 생산라인에서 에어컨을 생산하는 모습 / LG전자
LG전자 직원이 경남 창원시에 있는 에어컨 생산라인에서 에어컨을 생산하는 모습 / LG전자
에어컨은 계절 영향을 많이 받는 대표적인 가전이다. 더위가 일찍 찾아오거나 폭염이 길어질수록 수요가 늘어난다.

11일 가전양판업계에 따르면 4월 18일부터 5월 1일까지 냉방가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롯데하이마트에선 에어컨 매출이 20% 증가했고, 이동형·창문형 에어컨도 각각 150%, 30%씩 늘었다. 전자랜드는 에어컨 매출이 3%, 선풍기·서큘레이터가 41% 늘었다.

이같은 수요는 최근 한낮 기온이 30도 안팎까지 치솟는 등 일찍 찾아온 무더위와 관련이 있다. 4월 기상청이 발표한 '2023년 5~7월 3개월 전망'을 보면, 5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50% 쯤으로 나타났다. 반면, 낮을 확률은 10% 수준이다. 6월과 7월에도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은 기온이 예상된다.

가전업계는 여름 가전 수요 공략을 위해 각각 '에너지 절약'과 '방방컨'을 키워드로 가전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한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갤러리 모든 제품은 에너지소비효율 1~2등급이다. 또 무풍 모드나 스마트싱스 에너지의 ‘AI 절약 모드’를 사용하면 에너지 사용량이 추가적으로 절감된다. 삼성전자 에어솔루션플랫폼부에 따르면 최고 효율을 기준으로 할 때 월 전기료가 7000원 정도 절감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LG전자 휘센 타워 에어컨 신제품 모든 라인업 역시 에너지소비효율 1~2등급이다. 해당 제품에는 지구온난화지수(GWP)가 기존 R410A보다 낮은 R32 냉매가 적용되기도 했다.

방마다 에어컨을 두는 ‘방방컨’ 수요가 늘어나면서 창문형 에어컨 시장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재택근무나 1인가구가 늘고, 과거 창문형 에어컨의 단점으로 지목됐던 냉방 효율이나 소음 등 문제가 개선되면서 판매량도 늘고 있는 것이다. 가전 업계에 따르면 2019년 4만대 규모였던 창문형 에어컨 시장 규모는 2022년 30만대를 넘어섰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2021년, 2022년부터 창문형 에어컨을 출시했다. 삼성전자의 창문형 에어컨 ‘윈도우핏’은 소비 전력을 74% 감소시켜주는 무풍 냉방 기능을 갖췄다. LG전자는 창밖 돌출을 최소화한 ‘휘센 오브제컬렉션 엣지’를 선보였다.

양사는 냉방 가전 판매 확대를 발판으로 부진한 실적을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관련해 삼성전자 측은 1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성수기에 진입한 에어컨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비스포크 등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수익성 회복에 주력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LG전자도 차질 없이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창원시에 있는 에어컨 생산라인이 ‘풀가동’에 들어간 상태다. LG전자 측은 1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친환경 고효율 에어솔루션 등 B2B 제품군 매출 성장을 지속하고 가격 경쟁력있는 볼륨존 전략 모델 출시를 통해 수요 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