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이동통신3사 중 SK텔레콤만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늘었다. KT는 CEO 공백, LG유플러스는 디도스 공격으로 인한 고객 피해보상 여파로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3사 모두 5G 가입자 성장을 이뤄냈다. 요금제 구성을 다양화한 영향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5G 중간요금제가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갔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이동통신3사 합산 영업이익은 1조 2411억원이다. 5분기 연속 1조원을 돌파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쯤 줄었다.

2월 16일 오후 서울 구로구 신도림테크노마트 휴대폰 매장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2월 16일 오후 서울 구로구 신도림테크노마트 휴대폰 매장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3사 중 SK텔레콤만 유일하게 실적 성장을 이뤄냈다. SK텔레콤 1분기 매출 4조 3722억원과 영업이익 49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 14.4% 늘었다. 유·무선 통신의 외형 성장과 감가상각비 등 주요 비용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결과다.

KT와 LG유플러스는 2022년 1분기보다 영업이익이 줄었따. KT 1분기 영업이익은 48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4% 감소했고 순이익은 3096억원으로 32%나 줄었다.

지난해 마포 솔루션 센터 매각 금액인 746억원의 부동산 일회성 이익에 따른 역기저 효과가 큰 이유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물가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 또한 영업이익 감소에 큰 영향을 줬다.

하지만 일회성 이익을 제외해도 시장 예상치인 4996억원을 넘지 못한 성적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KT의 상황에 대해 "CEO 공백기로 인한 시장의 우려로 주가는 고점대비 20% 이상 하락했다"며 "6월 이사회, 7월 CEO 선임을 통해 불확실성은 서서히 제거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LG유플러스도 전년 대비 0.4%줄어든 260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월 발생한 정보유출·디도스 장애에 따른 소비자 피해 보상과 정보 보호 강화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영업익 감소에 크게 영향을 줬다.

다만 일회성 비용인 만큼 2분기부터는 실적 회복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일회성 비용 이슈에도 영업익 감소율이 0.4%에 그친 것은 선방한 결과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큰 악재에도 이통3사 합산 영업이익이 이번에도 1조원을 넘길 수 있던 이유로는 5G 가입자 확대가 지목된다. 1분기 SK텔레콤 5G 가입자는 1415만명, KT는 894만명, LG유플러스는 642만명으로 모두 직전분기보다 5%쯤 가입자가 순증했다.

이통3사가 정부의 뜻에 따라 5G 중간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실적에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간 모습이다. 다양한 금액대의 요금제 출시로 5G 고객 견인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이통3사는 더 세분화된 5G 요금제를 다수 출시해 2분기 가입자 확대 효과를 더 크게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5G 중간요금제를 비롯해 시니어 요금제 등 연령 특화 요금제를 다수 내놓으며 5G로 유입되는 고객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청년 연령의 경우는 이미 5G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시니어나 키즈 특화 요금제도 다수 나오며 기존에 LTE를 이용하던 고객들이 5G로 넘어오는 경우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인애 기자 22na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