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과 외산폰 이용자들도 위기 상황에 경찰이 실시간으로 위치추적을 할 수 있다. 보이는 112 시스템 덕인데, 해당 시스템에 투입된 솔루션에 관심이 쏠린다.

보이는 112 시스템의 원리는 내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해주는 카카오택시나 구글맵 등과 같다. 미리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확인 동의를 받고 실시간으로 위치를 추적하는 것이다. 그간 어렵던 자급제나 알뜰폰 가입자들의 실시간 위치추적 역시 이 원리로 가동된다.

서울 동대문구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 내 관제실 모습. / 뉴스1
서울 동대문구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 내 관제실 모습. / 뉴스1
20일 업계에 따르면, 경찰청 보이는 112 시스템에는 한 중소기업의 ‘1회용 URL 기반 콜센터 영상상담 솔루션’이 사용됐다. 고객(신고자)의 발신자 번호로 URL 문자만 전송하면 별도의 앱 설치 없이 현장 영상, 음성,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채팅으로 소통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경찰청 정보공개자료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주식회사 네모의 제품이다. 2021년 11월 경찰청이 수의계약을 통해 3억 2000만원에 구매했다.

전용 위치 추적 프로그램이 탑재돼 있는 이통3사 보급 단말기와 달리 자급제나 알뜰폰 등에는 추적 프로그램이 없다. 위치 추적에 필요한 GPS, 와이파이값 산출이 어려웠다.

위치추적이 어려운 경우 경찰은 이통사에 연락해 가입자의 집주소나 마지막 방문지 등 정보를 요청했다. 하지만 알뜰폰은 회사 규모가 작은 사업자가 대부분이라 주말이나 야간에 대응할 직원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이 같은 문제로 경찰이 제때 신고자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해 신고자가 희생당한 사건이 생기기도 했다. ‘국민이 안심하는 생활안전 확보’가 국정과제에 포함되면서 경찰청은 관련 시스템 개발에 적극 나섰다.

2022년 1월 보이는 112 시스템이 탄생했다. 가해자와 한 공간에 있는 등 말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112에 신고하면 경찰이 ‘말없는 112 신고’라는 것을 알아챈 뒤 보이는 112 신고 링크를 신고자 휴대폰으로 전송한다.

이후 신고자가 링크를 클릭하면 웹페이지가 열리고 위치추적, 현장 상황 촬영 등에 동의할 수 있다. 이렇게 동의를 받게 되면 위치추적과 현장 상황 촬영, 채팅 등이 빠르게 진행된다.

신고자의 음성에만 의존하던 기존 접수방식에서 벗어나, 신고자가 위치를 모르거나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신속한 위치 확인과 정확한 현장 상황 파악이 가능해진 것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시스템 도입 이후 보이는 112 링크는 500일만에 5만건이 넘게 발송됐다. 행안부가 주관한 국민 일상을 바꾼 정부 혁신 최고사례로 ‘보이는 112’가 선정되기도 했다.

보이는 112 시스템이 더 가치있게 활용되기 위해서는 신고를 받은 경찰관의 대처가 중요하다.

경찰청 관계자는 "신고전화가 들어왔을때 위치추적이 필요하다고 판단이 될 때도 실시간 위치추적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이는 112 링크를 전송한 뒤 링크를 눌러달라고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솔루션 개발 업체인 주식회사 네모 관계자는 "휴대폰 제조사나 통신사 상관 없이 전송된 링크만 클릭하면 웹페이지가 생성돼 경찰에서 실시간 위치추적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솔루션이다"며 "경찰청뿐 아니라 기기 고장 신고를 받는 경우에도 기기가 어떤 식으로 작동 오류가 나타나는지 고객에 URL을 전송해 기기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식으로 일반 기업에서도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인애 기자 22na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