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사무소나 창고, 공장 등 50~100곳쯤의 데이터가 본사와 인터넷 데이터 센터(IDC)로 한꺼번에 몰리면 해킹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이때 양자내성암호 전용회선으로 전송하면 모든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정부가 국가·공공기관 정보화 담당자들에게 양자암호통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창과 방패의 싸움인 보안 시장에서 가장 날카로운 창인 양자컴퓨터가 등장하기 전, 튼튼한 방패인 양자암호통신 도입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최대규 NIA 본부장이 7일 열린  ‘양자암호통신 시범사업 및 보안검증제도 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인애 기자
최대규 NIA 본부장이 7일 열린 ‘양자암호통신 시범사업 및 보안검증제도 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인애 기자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국가정보원(국정원)과 함께 국가·공공기관 정보화 담당자를 대상으로 ‘양자암호통신 시범사업 및 보안검증제도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NIA는 양자암호통신 시범인프라 구축운영 사업의 성과와 국정원의 보안검증제도를 소개했다. 특히 국내 양자암호통신 서비스를 선도하고 있는 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부스를 별도로 마련해 국가·공공기관 정보화 담당자들이 직접 상담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최대규 NIA 본부장은 "양자기술이 어제오늘 기술은 아니지만 큰 국가경쟁력으로 부상했으며 선진국들도 과감하게 예산 투자를 많이 하고있다"며 "우리나라도 암호통신쪽에 과기정통부 2차관과 NIA가 3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정책과 예산투자를 하고있다. 사업들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고 좋은 결과를 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원에서도 2020년부터 장비 검증제도를 위해 보안기능, 환경분석 등을 도출해 4월 세계 최초 검증제도를 마련하는 등 우수한 성과를 냈다"며 "이런 정부 노력을 통해 양자암호장비나 기술 시장 활성화가 꾸준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SK브로드밴드와 KT, LG유플러스가가 ‘양자암호통신 시범사업 및 보안검증제도 설명회’에서 서비스 설명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인애 기자
SK브로드밴드와 KT, LG유플러스가가 ‘양자암호통신 시범사업 및 보안검증제도 설명회’에서 서비스 설명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인애 기자
양자암호통신은 양자(빛)의 물리특성을 통해 암호키를 교환하는 기술로 ‘복제불가원리’에 의해 불법 도감청 및 해킹을 원천차단하는 기술이다.

NIA는 3년간 양자암호통신 시범인프라 구축운영 사업을 통해 의료·산업·연구개발(R&D) 등 공공·민간분야에서 40여개의 응용서비스 레퍼런스를 확보했다. 이통3사와 양자암호 기업간거래(B2B) 전용회선 요금제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이통3사 양자암호통신 전문가들이 각 사의 B2B 전용회선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KT는 국내 유일 무선 양자 키 분배(QKD) 기술을, SK브로드밴드는 세계적인 양자보안업체 IDQ 인수, LG유플러스는 세계 최초 양자내성암호(PQC) 서비스 출시를 경쟁력으로 발표했다.

이들이 내세우고 있는 경쟁력은 각기 다르지만 해킹을 원천 차단하거나 해킹이 이뤄져도 암호 없이는 데이터를 열어볼 수 없게 하는 등 데이터 보안의 정점에 있는 양자암호통신 서비스라는 공통점이 있다.

요금은 사용 속도 및 거리에 따라 산정하는데 이날 국가·공공기관 정보화 담당자들이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요금 문의도 할 수 있도록 한켠에 3사 부스도 마련됐다.

이날 마지막으로 발표를 마친 이용선 LG유플러스 책임은 "지금도 다양한 곳에서 우리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데 암호화된 탓에 현재는 열어볼 수 없어도 10년 후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 열어볼 수 있다"며 "이에 대비해 미리 양자암호통신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애 기자 22na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