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그룹과 통합을 두고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고 잇는 가운데, 임종윤·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 형제 측이 모녀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형제는 한미약품그룹 지주사를 맡고 있는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로 선임, 측근들이 이사회를 장악하면서 OCI그룹과의 통합이 새 국면을 맡게 됐다.

임종윤(왼쪽), 임종훈 한미약품그룹 형제. / 임종윤 측
임종윤(왼쪽), 임종훈 한미약품그룹 형제. / 임종윤 측

한미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28일 오전 9시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라비돌호텔에서 제51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주요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등이다.

주총 결과 임종윤 전 사장이 추천한 5명의 후보가 모두 이사에 선임됐다. 형제 측은 주주제안을 통해 임종윤‧종훈 형제를 포함한 권규찬 DXVX 대표이사, 배보경 라이나생명 감사위원, 사봉관 변호사 등 5명을 새로운 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로써 한미약품그룹 형제 측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9명 중 과반을 우군으로 확보하게 됐다. OCI 통합을 찬성하는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을 비롯해 관련 인사 6명은 모두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주주총회 전까지 OCI그룹 찬성파 지분은 42.67%, 반대파는 40.56%의 격차를 갖고 있어, 이번 투표는 소액주주들의 표에 의해 승패가 갈린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이날 주총에는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모두 불참했다. 다만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참석했고, 임종윤·종훈 형제 측도 모두 참석했다.

이번 결과에 따라 이사회 구성은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신유철 사외이사(감사위원), 김용덕 사외이사(감사위원), 곽태선 사외이사(감사위원) 등 기존 멤버 찬성파와 임종윤 이사, 임종훈 이사, 권규찬 이사, 배보경 이사, 사봉관 이사 등 반대파가 각각 4대 5로 나뉘게 됐다.

이에 OCI홀딩스는 “주주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통합 절차는 중단된다”며 “향후 통합 재추진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