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중국용 검색 엔진 개발 프로젝트인 ‘드래곤 플라이(Progect Dragonfly)’의 개발을 사실상 중단했다.

17일(현지시각) 미국 디인터셉트와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중국용 검색엔진 개발에 사용하던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폐쇄했다고 보도했다.

조치의 배경은 드래곤 플라이 프로젝트에 대한 구글 내부의 거센 반발이다. 지난 11월에는 구글 엔지니어와 디자이너, 매니저 등 직원 300여 명이 실명으로 드래곤 플라이 프로젝트 중단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CNBC에 따르면 최근 구글은 드래곤플라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엔지니어들을 브라질과 인도네시아 등 다른 국가 관련 프로젝트에 투입했다.

11일 미국 의회에 출석해 발언 중인 순다 피차이 구글 CEO./ 미국 PBS 방송화면 갈무리
11일 미국 의회에 출석해 발언 중인 순다 피차이 구글 CEO./ 미국 PBS 방송화면 갈무리
드래곤 플라이(Dragon fly) 프로젝트는 구글이 중국 당국의 검열 기준을 수용한 검색 엔진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디인터셉트는 지난 8월 구글이 드래곤 플라이라는 이름으로 중국용 검색엔진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구글은 2010년 중국 당국의 검열 정책에 반대하며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다. 특히 이 엔진은 ‘인권'과 같은 특정 단어나 중국 정부를 비판한 특정인의 정보를 검색할 수 없는 등 중국 당국의 검열정책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지난 11월 성명에서 구글 직원들은 "(구글 검색 엔진을 통해) 중국 정부가 사용자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면 구글이 중국 정부의 탄압과 인권 유린을 돕게 되는 셈"이라며 "드래곤 플라이는 중국 인민들을 침묵시키고 정부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정보를 확산하는데 이용될 것이며, 이것이 선례가 되어 다른 국가에서도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의회 청문회에 참석해 "중국 당국이 요구하는 검열 기준에 맞춰 검색 엔진을 출시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구글 측은 CNBC에 "중국 사용자에게 구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은 입장은 여전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