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IT 핵심인 데이터 활용, IBM ‘왓슨’이 이끈다

입력 2019.01.24 19:17

인공지능(AI) 기술은 이제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고 접할 수 있는 기술 중 하나다.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폰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애플 시리(Siri)와 구글 어시스턴트, 각종 인공지능 스피커 및 가전제품에서 지원하는 아마존 알렉사(Alexa), 윈도 운영체제의 MS 코타나(Cortana) 등과 같은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들이 있다.

그러나 현재 일반 소비자들이 만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은 아직 기본적이고 초보적인 수준에 불과해 할 수 있는 일이 얼마 되지 않는다. 높은 수준의 AI 기술은 비즈니스 IT 현장에 도입되어 기업의 디지털 혁신을 돕는 유용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바로 최근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데이터’를 다루는 분야다.

IBM 왓슨 로고. / IBM 제공
각종 기술의 발달로 의미를 가진 데이터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하루에 전 세계에서 생성되는 데이터의 용량만 250경 바이트(Byte)에 달한다. 대략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 100억장에 달하는 엄청난 용량이다.

그러나 이렇게 생산되는 데이터에서 실제로 의미 있는 용도로 사용되는 것은 1%가 채 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러한 데이터를 제대로 분류하고 분석해 의미 있는 용도로 사용하려면 도시 단위 수준의 엄청난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이러한 데이터의 분류 및 분석에 AI 기술이 도입되면서 기업의 IT 현장에서 넘쳐나는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전에 다수의 인력이 오랜 시간에 걸쳐 작업하던 데이터의 분류 및 분석에 충분히 학습한 AI를 투입함으로써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최근 IBM과 영국 옥스퍼드 대학이 전 세계 5000여 명의 기업 경영진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공지능 보고서에 의하면 기업의 82%가 자사의 비즈니스에 AI 솔루션을 이미 도입했거나, 적극적으로 도입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비즈니스 AI 분야에서 가장 두각을 보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IBM의 왓슨(Watson)이다.

왓슨의 가장 차별화된 특징은 ‘전문성’이다. 의료, 교육, 금융, 유통, 에너지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에 활용하려면 처음부터 새로 학습해야 하는 다른 AI 솔루션과 달리 왓슨은 이러한 전문 산업 분야에 대한 기본 지식이 미리 학습되어 있어 전문적인 용어나 그에 담긴 의미, 뉘앙스까지 이해할 수 있다.

때문에 미리 준비되지 않은 다른 AI 솔루션과 비교해 산업 현장과 기업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좀 더 쉽고 빠르게 통합되어 즉각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또 다른 특징은 사용하는 기업만의 고유한 AI 학습이 가능한 ‘데이터 독립성’이다. 보통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로 제공되어 범용적인 데이터로 학습을 진행하는 다른 AI 솔루션과 달리, IBM의 왓슨은 한 기업에서 학습시킬 때 사용된 데이터는 물론, 학습을 통해 얻은 지식을 어떤 기업과도 공유하지 않는다.

고유성을 갖춘 학습 데이터는 그 기업만의 전문성을 갖추게 되고, 더 적은 데이터로도 더 많은 내용을 학습하는 것은 물론, 더욱 의미 있고 정확한 결과를 제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왓슨은 기업의 의사결정권자가 어떤 데이터로 어떠한 결과를 도출했는지 그 과정을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함으로써 도출된 결과에 따른 최종 판단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IBM의 인공지능 플랫폼 ‘왓슨’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가 ‘챗봇’을 통한 고객 응대 분야다. / IBM 제공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IBM 왓슨은 전 세계 80개국의 금융, 제조, 유통, 인사, 의료, 교육 등 20여 개의 전문 산업군에 빠르게 도입되어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금융기업 중 하나인 ‘크레디 뮈튜엘(Credit Mutuel)’은 전국 5000여 곳의 영업점에서 2만여 명의 인력이 담당하던 고객 상담 분야에 왓슨을 투입했다. 그 결과 끊임없는 고객 상담을 효과적으로 분담 처리할 수 있게 되어 전체 고객 응대에 걸리는 시간을 60%나 줄였다.

일본의 대표적인 자동차 기업 혼다(Honda)도 왓슨에 기반을 둔 온라인 챗봇 상담 서비스를 선보여 24시간 응답 체계를 구축했다. 혼다의 AI 상담원은 ▲단순 문의에 대한 답변 ▲수리 요청 접수는 물론 ▲오프라인 서비스를 받기 위한 지점 방문 스케줄 조율 ▲리콜 관련 별도 문의 등 좀 더 복잡한 응대 업무까지 정확히 구분하고 처리할 수 있다.

현대카드의 AI 기반 고객 응대 서비스 ‘버디’의 작동 모습. / 현대카드 제공
국내는 현대카드가 IBM과 손잡고 한국어 기반 고객 응대 서비스 ‘버디(Buddy)’를 2017년 출시한 바 있다. ▲신용카드 문의 ▲카드 혜택 ▲카드 관련 상품 안내 등 기본적인 응대는 물론,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스스로 학습하며 고객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롯데 그룹은 왓슨에 기반한 맞춤형 쇼핑 서비스 ‘AI 쇼핑 어드바이저’를 선보였다. 상담을 진행하면서 대화 내용과 문맥을 분석, 고객이 가장 원하는 최적의 상품을 판단해 추천하는 맞춤형 서비스다.

왓슨의 적용 범위는 단순 고객 응대 업무뿐만은 아니다. 왓슨을 개발한 IBM을 비롯해 시티즌 금융 그룹(Citizens Financial Group), 어니스트앤영(Ernst & Young)은 왓슨을 직원들의 인사관리에도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AI 기술교육 및 인사관리 솔루션인 ‘IBM 탤런트 &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업무에 적합한 인재를 발굴하는 것은 물론 ▲직원들의 역량 강화 ▲워크플로우 개선 및 최적화 ▲채용 시 불평등 요소의 검색과 제거 등에 왓슨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IBM의 경우 인사관리 시스템에 왓슨을 도입한 결과 지난해 1억700만 달러(약 1209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총 3억달러(약 3889억원)가 넘는 경제적 효과를 거두었다. 채용에 대한 공정성은 물론, 인사관리에 대한 담당자 및 직원들의 만족도도 향상됐다는 것이 IBM 측의 설명이다.

그런가 하면 중국의 리치웨이(RichWay Technology Development Co.)는 수질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사물인터넷(IoT) 기반 수질 관리 시스템에 왓슨을 도입했다. 일반적인 AI 솔루션이 당장 도입되기 힘든 전문적이고 복잡한 분야까지 AI 기술이 파고들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다양한 산업 및 비즈니스 IT 분야에 투입되고 있는 AI 기술은 투입 인력과 비용 대비 효율이 낮았던 데이터 활용 분야에서 빠르게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아직 기업의 비즈니스 의사결정에만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나, 그 혜택을 일반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것도 시간문제다. 발전하는 AI 기술이 기업의 비즈니스 IT 환경은 물론, 우리 삶을 얼마나 더 편리하게 만들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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