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이통사 버라이즌이 한국시각으로 4일 오전 1시 5G 상용화를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첩보를 미리 입수해 3일 오후 11시에 기습 개통식을 열었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전은 이처럼 급박하게 이뤄졌지만, 한국이 버라이즌보다 2시간 앞서며 타이틀을 가져갔다.

버라이즌은 4일 오전 1시쯤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미네소타주 남동부에 있는 미니애폴리스와 일리노이주 북동부의 시카고에서 5G 모듈이 장착된 ‘모토Z3’ 단말기 개통을 한다고 밝혔다. 예정대로 됐다면, 버라이즌은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할 수 있었다. 예정됐던 상용화 시점인 11일보다 일주일쯤 앞당겨 상용화를 하겠다는 깜짝 발표였다.

국내에 출시된 5G 스마트폰 ‘갤럭시S10 5G’. /삼성전자 제공
국내에 출시된 5G 스마트폰 ‘갤럭시S10 5G’. /삼성전자 제공
하지만 한국은 버라이즌의 낌새를 눈치채고 3일 오후 청와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삼성전자, 이통3사 등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긴급회의를 열고 5G 세계 최초 상용화 시점을 앞당기기로 결정했다.

이통3사는 3일 오후 11시 각사별 1호 가입자를 대상으로 5G 개통에 나섰다.

SK텔레콤은 엑소 멤버 카이‧백현, 김연아‧윤성혁 선수, 장기가입고객 등 6명에게, KT는 대구에 거주하는 임직원의 배우자 이지연씨에게, LG유플러스는 유플런서 참가자 김민영씨와 남편 서주원씨 등 2명에게 갤럭시S10 5G 스마트폰을 개통해줬다.

이통업계는 버라이즌의 5G 상용화를 한국과 동일하게 보기 어렵다고 본다. 버라이즌이 내세운 5G 스마트폰 모토Z3는 LTE 단말기로, 추가로 5G 모뎀만 넣어 5G 네트워크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갤럭시S10 5G는 5G 전용 모뎀칩을 장착했는데, 모토Z3는 이것과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