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5세대(5G) 모바일엣지컴퓨팅(MEC) 생태계 활성화 의지를 드러내자, 국내 보안업체들이 기대감을 내비친다. 모바일엣지컴퓨팅이란 데이터가 수집되는 현장에서 바로 데이터를 처리하고 연산 결과를 적용하는 기술이다.

5G 엣지 보안기술 개념도 / 과기정통부
5G 엣지 보안기술 개념도 / 과기정통부
28일 정보보안 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의 MEC 컴퓨팅 활성화는 곧 새로운 보안 시장 창출의 통로다. 5G를 비롯해 엣지 컴퓨팅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날수록 보안 취약점을 보완해야 할 필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엣지 컴퓨팅은 작업을 수행하는 기기가 늘어나므로, 해커들이 공격할 수 있는 표면 역시 확장된다. 즉 디도스(DDos) 공격이나 데이터 도난과 유출, 네트워크 침입 등의 위협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을 서비스하기 위해 MEC를 활용하는 기업의 데이터와 시스템이 해커의 타깃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보안 위협은 보안 시장에 호재다. 통신사뿐 아니라 MEC를 적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과 파트너사 모두 보안계획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 새로운 보안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5G MEC는 이제 막 개화하는 시장이다. 정부가 나서서 레퍼런스를 만들어 나가는 단계다. 중소·중견 보안업체는 컨소시엄 형태로 과기정통부가 주도하는 MEC 기반 시범서비스 사업에 참여했다. 이들은 MEC 초기 시장을 형성할 선도서비스를 발굴 중이다.

과기정통부는 2021년 MEC 구성요소 및 서비스 보안 강화를 위한 보안기술 연구개발(R&D) 지원을 이어간다. 2020년보다 관련 예산을 증액하고 과제도 늘렸다. 과기정통부는 5대 5G+ 핵심서비스를 중심으로 보안성 검증·강화 및 MEC 관련 보안기술 개발을 통해 안전한 서비스 이용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다.

보안 업체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 지원을 해주니 시장이 생길 것이란 기대감이 생긴다"며 "2020년부터 5G MEC 관련 보안 기술을 개발 중이며, 공공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향후 민간 시장에서 기회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안업계 관계자는 "디지털뉴딜 국책과제를 통해 5G 망 보안 사업을 한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호재다"며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며 향후 다른 사업에 적용가능할 지를 판단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5G 포럼 국가망보안 위킹그룹장(WG장)을 맡은 이문길 TTA 정보보호단장은 "기존 보안 업체가 MEC를 서브 시장으로 보고 들어올 수 있다"며 "MEC 관련 가이드라인 마련 후 이에 맞는 보안 시장이 형성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와이파이를 도입할 당시 처음에는 보안을 중시하지 않았지만, 보안 위협 사례가 발생한 후 보안규격이 만들어지고 장비들도 만들어지기 시작했다"며 "MEC도 보안 규격과 함께 시장이 만들어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5G MEC 포럼은 2021년 보안 관련 가이드 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