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쇄가 중고책?' 출판계, 알라딘 중고서점 비판

입력 2021.04.28 06:00

알라딘 ‘기업형 중고서점’이 출판 업계의 수익을 저해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알라딘 중고서점은 ‘출간 후 6개월이 지난 책’을 중고 책으로 취급한다. 1쇄 출간 후 6개월만 지나면 2쇄 이전 신간을 중고 책으로 팔 수 있다. 소비자가 2쇄가 아닌 1쇄 중고 책을 사면서 신간의 전체 수요, 출판 업계의 수익을 줄인다는 비판이다.

알라딘 중고매장 지점들 / 알라딘 화면 갈무리
알라딘은 2019년 168억원이던 영업이익을 2020년 247억원으로 늘렸다. 알라딘은 이베이나 쿠팡 등 플랫폼을 통한 책 판매를 줄여 높은 수수료 부담을 덜어낸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중소 서점 일각에서는 알라딘이 중고서점을 공격적으로 운영, 책의 수요를 빼앗아온 결과라고 주장한다. 소비자가 책을 살 때 먼저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찾아본 후, 없으면 그때서야 중소 서점을 방문하기 때문에 매출에 타격을 입는다는 논리다.

한 중소 서점 관계자는 "알라딘 중고서점이 인근에 생긴 이후, 손님 대부분이 ‘알라딘 봉투'를 들고 우리 서점에 방문한다. 알라딘 중고서점을 먼저 찾고, 사려는 책이 없을 때 비로소 우리 서점에 오는 것이다. 자연스레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실제 2017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온오프라인 중고서점 실태조사'에서도 지역 서점 96곳의 67.7%가 기업형 중고서점 때문에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알라딘 중고서점(합정점) 내부 사진 / 알라딘 중고서점 합정점 화면 갈무리
여기에 중소 서점은 신간의 잠재 수요마저 알라딘 중고서점이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고 본다. 기존에 팔던 책에 이어 신간의 수요까지 떨어지는 이중고를 겪는 셈이다.

알라딘은 2016년 출판문화산업진흥원, 출판유통심의위원회, 서점조합연합회, 출판인영업협의회 등과 자율 협약을 맺고 출간 후 6개월이 지난 책만 중고서점에서 팔기로 했다. 이전까지는 신간 출간 바로 다음날 중고 책으로 유통되는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소형 출판사와 서점은 자율 협약이 ‘최소한의 보호'조차 되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중고서점이 팔 책이 출간 후 6개월이 지난 책이 아닌, ‘1쇄가 모두 팔린 책’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업계에 따르면, 소형 출판사는 신간 출간 후 6개월이 지나도 1쇄를 소진하지 못할 때가 많다. 최소 2쇄는 찍어야 다음 책을 출간할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알라딘 등 기업형 중고서점은 출간 후 6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1쇄가 다 팔리지 않은 책을 중고로 유통할 수 있다. 자연스레 소비자는 1쇄나 2쇄 책이 아닌, 중고 책을 찾는다. 이 역시 출판사와 서점의 수익 저하로 이어진다.

출판업계 관계자는 "근본 해법은 중고책 유통 과정에 발생하는 수익 등을 저자, 출판사에게도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최소한의 규칙을 현실에 맞게 다시 만들어야 한다. 적어도 1쇄 책이 모두 팔린 다음 중고서점에 유통되도록 해야 시장이 유지된다"고 주장했다.

알라딘 관계자는 "출판업계로부터 자율협약 개선 요구를 듣지 못했다. 공식 발언을 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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