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센그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 후 표정관리에 나섰다. 양국 간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면 금과 같은 현물의 가치가 뛰는데, 아이티센그룹의 자회사인 한국금거래소가 간접적 수혜를 본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진격한 24일 한국 증시는 출렁였다. 코스피가 2.6%, 코스피는 3.3% 하락했다. 아이티센의 주가도 큰 폭의 변동이 일어났다. 주가는 하락이 아닌 상승이었다.

한국금거래소 홈페이지 화면 / 한국금거래소 홈페이지 갈무리
한국금거래소 홈페이지 화면 / 한국금거래소 홈페이지 갈무리
24일 아이티센의 주가는 전일대비 17.95% 급등한 5880원을 기록했다. 이날 장중 주가가 6480원까지 치솟으며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러시아에 전운이 감돌기 시작한 2월 중순부터 아이티센의 주가는 연일 상승세를 보였다. 25일은 전일대비 7.3% 감소한 5450원에 장을 장을 마감했지만 여전히 연초 유지하던 4000원대보다 오른 수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전쟁이 가시화되자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오르면서 한국금거래소가 수혜를 받는 셈이다. 한국금거래소는 금 시세와 거래량에 실적이 연동된다.

2018년 아이티센이 인수한 한국금거래소는 2021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아이티센의 주 매출원으로 자리잡았다. 한국금거래소의 2021년 4분기 매출액은 7000억원이상으로 2020년 대비 40%이상 증가했다. 아직 공시가 나지 않았지만 한국금거래소는 2021년 2조 후반대의 매출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아이티센의 2021년 3분기 매출은 이미 2021년 매출(2조2750원)을 넘어선 2조2876억원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2022년 아이티센 그룹의 매출액이 4조원이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두현 하나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티센이 2022년 매출액 4조259억원, 영업이익 49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적 증대의 주요 원인은 2021년과 마찬가지로 자회사인 한국금거래소다.

하지만 한국금거래소가 아이티센의 주 매출원으로 자리잡으며 아이티센그룹이 가진 IT 기업 이미지도 흐려지고 있다는 시선도 있다. 그룹 내부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다.

아이티센의 본업인 시스템통합(SI)과 클라우드 매출에 비해 귀금속 도소매업인 한국금거래소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비중이 80%를 훌쩍 넘기 때문이다.

한국금거래소 관계자는 "한국금거래소에서는 모바일 플랫폼인 ‘센골드'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플랫폼 사업도 함께 하고 있어 IT와 관계가 없다고 볼 수 없다"며 "외신에서 전쟁의 장기화 조짐이 거론되고 있는 만큼 계속해서 금 거래량이 늘어나게 되면서 올해도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