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경의 커피톡 (52)] 한국의 커피기술, 세계최고 수준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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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혜경
입력 2022.07.01 06:00
2022년 6월 23일에서 25일까지 밀라노에서 ‘세계커피이벤트(World Coffee Events, WCE)’ 박람회가 열렸다. 전시 기간 중 ‘밀라노 세계커피챔피언십대회(Milan World Coffee Championships)’가 진행되었다.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바리스타들이 실력을 겨뤄 세계 최고의 바리스타를 선발하는 대회이다.
 
세계커피챔피언십대회에는 총 7가지 종목이 있는데 이번에는 세계컵테이스터대회(World Cup Tasters Championship, WCTC), 세계라떼아트대회(World Latte Art Championship, WLAC), 세계로스팅대회(World Coffee Roasting Championship, WCRC) 및 세계굿스피릿대회(World Coffee in Good Spirits Championship, WCGSC)대회와 이브릭/체즈베대회(Ibrik/Cezve Championship, IC) 5개 종목의 경연이 동시에 열렸다. 나머지 세계바리스타대회(World Barista Championship, WBC)와 세계브루어스컵대회(World Brewers Cup, WBC)는 9월 27일에서 30일까지 호주 멜버른에서 치뤄질 예정이다.
WCE에 올라온 세계커피챔피언십대회 공지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의 문헌관 선수가 세계컵테이스터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였고, 이영화 선수는 세계라떼아트대회에서 2위에 입상하였으며, 김민호 선수는 세계커피로스팅대회에서 2위에 올랐다. 아쉽게도 세계굿스피릿대회와 이브릭/체즈베대회에서는 입상하지 못하였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3년의 세계브루어스컵대회에서 2위에 입상하였고, 2016년의 세계라떼아트대회에서 1위, 세계컵테이스터대회에서 2위를 차지하였다. 2019년의 세계바리스타대회에서는 1위를 차지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한해 3개 대회에서 동시에 1위와 2위에 입상한 적은 없었고 앞으로의 멜버른 대회에서도 입상을 기대하고 있다.

WCE는 아일랜드 더블린에 등록된 이벤트 관리 조직으로서 2011년 유럽커피협회(Coffee Association of Europe)와 미국커피협회(Coffee Association of America)에 의해 창설되었고 현재는 세계 스페셜티커피 업무를 위해 통합운영되고 있다. WCE의 주된 임무 중 하나는 세계 스페셜티커피 커뮤니티를 사로잡는 이벤트들을 개발하고 커피의 우수성(COFFEE EXCELLENCE)을 장려하기 위하여 매년 종목별 세계커피챔피언십대회를 개최하는 것이다. 올스타즈 이벤트(All-Stars Event)를 열어 매년 세계커피챔피언십대회에 입상한 선수들이 세계 각국을 돌며 각자의 기량과 실력을 선보이는 자리를 마련하고 다양한 심포지움과 발표 자리를 마련하여 새로운 정보와 기술력을 공유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세계커피챔피언십대회에는 각 국가에서 펼쳐지는 국가대표선발대회에서 1위로 입상한 선수만 참여할 수 있다. 참가선수들은 대회에 참여하기 1년 전부터 준비를 한다. 선수들은 대회에서 자신이 사용할 커피를 준비하는 일부터 시작한다. 커피 산지를 직접 방문하여 생산자로부터 커피 재배 환경과 가공법을 확인하는 수고스러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커피생콩의 향미특성을 미리 파악하여 그 특성을 최대한 발현할 수 있게 로스팅하고 추출법을 결정하고 최상의 커피를 만들어낸다.

각 종목별로 세계커피챔피언십대회는 사용하는 도구와 주안점이 다르다. 세계바리스타대회, 세계라떼아트대회, 세계굿스피릿대회는 모두 지정된 에스프레소머신을 이용하여 에스프레소를 추출한 후 음료를 만들어 내야 한다. 그 중 세계바리스타대회의 주안점은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기술력과 맛, 또 이를 이용한 창작메뉴에 있다. 그러므로 선수는 기존에 없는 새로운 메뉴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반면 세계라떼아트대회는 창의적인 아트에 주안점을 두고 있으므로 선수는 음료의 맛보다는 환상적이고 창의적인 그림 그리기에 집중해야 한다. 세계굿스피릿대회는 커피에 지정된 술을 접목하여 새로운 메뉴를 창작해 내는 과제를 수행해야 하므로 술과 커피를 접목한 새로운 음료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세계브루어스컵대회는 말 그대로 각종 커피추출 도구를 활용한 추출법을 창작하여 제시하고 메뉴를 만들어내야 한다. 따라서 대회에 참가한 선수는 시연을 통하여 해당분야의 전문적인 기술력이 있음을 보이면서 아울러 독창성을 함께 잘 나타내야 한다. 또 음료를 만드는 시연 과정을 자연스럽게 설명하는 발표력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기술력과 창의성, 시연과정 및 발표력에 최종적인 음료의 맛과 향미까지 우수할 때 비로소 수상을 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세계바리스타대회, 세계굿스피릿대회, 세계브루어스컵대회 선수들은 음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각자의 스토리와 컨셉을 구성하여 시연하게 되므로 그에 맞는 잔과 테이블 구성을 위한 도구를 직접 준비해서 대회장에 가져가야 한다. 그러므로 대부분 참가선수들은 3~4개 정도의 커다란 짐가방을 나르는 수고를 하고 있다.

반면, 세계컵테이스터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는 맛을 볼 수 있는 커핑 숟가락 하나만 준비하면 된다. 나머지는 대회장에서 모두 준비해 준다. 3개의 컵을 1세트로 구성한 8세트를 1명의 선수에게 제공한다. 3개의 컵 중에 2개의 컵은 같은 원두를 사용하여 추출하였고 나머지 1개의 컵은 다른 원두로 추출한 것이다. 이 중에서 다른 원두의 컵을 찾아내는 대회가 바로 컵테이스터대회이다.
 
선수는 커핑 숟가락으로 맛본 후 3개의 컵 중 다른 원두의 컵을 하나씩 밖으로 빼 놓으면 된다. 이때 걸리는 시간도 중요하다. 만약 맞힌 개수가 동점일 때에는 시간이 빠른 선수가 더 높은 등수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8세트씩 총 4번의 테스트를 치르게 되는데, 처음에는 대륙별(아시아 및 인도네시아, 중미, 남미, 아프리카 등) 커피로 어느정도 구별이 쉬운 문제로 출제된다. 그러나 횟수가 거듭되어 결승전으로 올라갈수록 구별이 까다롭게 가까운 지역이나 심지어 이웃 농장의 원두를 제공하여 그 차이를 구별해 내기란 정말 어려워진다. 따라서 세계컵테이스터대회에서 1위로 입상하였다는 것은 정말로 대단한 일이다. 첫번째와 두번째 테스트에서는 가장 빨리 높은 점수로 선발되었던 선수가 결승전에서 모두 틀려 입상하지 못하는 경우도 본 적 있다.
 
특히, 선수들은 감기에 걸려 향미를 구분하지 못하는 건강상태가 되지 않도록 자신의 컨디션을 잘 유지해야 하고 또 자극적인 음식을 먹어서 혀의 감각이 상실하지 않도록 식음료도 가려서 먹어야 한다. 이러한 감각은 오로지 훈련에 의해 향상되는 것이므로 피나는 훈련과 연습이 따라야 한다. 따라서, 개인적으로는 세계커피대회중 가장 입상하기 어려운 대회가 바로 컵테이스터대회가 아닐까 생각한다.

필자는 2013년부터 몇 년간 세계커피챔피언십대회에 참가할 우리나라 국가대표선발대회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였고, 세계커피챔피언십대회에 서포터로서 직접 참가한 적이 있다. 그 때 종목을 불문하고 세계커피챔피언십대회에서 입상하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라고 느꼈다. 우선 국내대회에서 1위로 선발되어야 하고 세계대회에 가서도 세계 각국의 대회를 거쳐 올라온 다른 나라 선수들과 겨뤄야 하기 때문에 입상하는 것 자체 만으로도 엄청나게 어렵고 또 영광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그런 대회에서 1위를 한다는 것은 정말로 대단한 것이다. 세계커피챔피언십대회에서 1위가 아니더라도 입상을 하게 되면, 자신의 이름이 곧 커피시장 속에서 브랜드명으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명성을 얻게 된다. 가장 대표적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브랜드명으로 사용하고 있는 폴 바셋(Paul Basset)도 2003년 바리스타대회에서 1위가 아닌 3위로 입상한 호주 사람이다.

세계커피챔피언십대회에 참가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미 실력과 기술을 갖춘 것으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있다. 만일 경연에서 입상까지 하게 된다면 세계 최고수준의 바리스타라는 것을 증명받는 것이다. 대회에서의 입상 결과는 바리스타 개인의 영광을 넘어서 그 국가의 커피산업 기술력과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로도 작용한다. 또한 대회기간 중 보여준 시연과 기술 및 창의적인 메뉴는 곧바로 커피업계에 공유된다. 즉 새로운 커피 기술이 세계커피챔피언십대회를 통해 공개되고, 세계 전역에 전파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가 있는 세계커피챔피언십대회에서 우리나라 바리스타 3명이 종목별로 1위와 2위에 올랐다는 사실에 커피인의 한사람으로서 뿌듯하고 기쁘기 그지없다. 우리나라의 커피 수준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것임이 증명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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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경 칼럼니스트는 이화여대에서 교육공학을 전공하고,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커피산업전공으로 보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원과학기술대학교 커피바리스타제과과와 전주기전대학교 호텔소믈리에바리스타과 조교수로 재직하였고, 한림성심대학 바리스타음료전공 겸임교수로 재직중이다. 바리스타 1급 실기평가위원, 한국커피협회 학술위원회 편집위원장, 한국커피협회 이사를 맡고있다. 서초동 ‘젬인브라운’이라는 까페와 석촌동에 ‘신혜경 커피아카데미 ‘를 운영하며, 저서로 <그린커피>, <커피매니아 되기(1)>, <커피매니아 되기(2)>가 있다.
cooykiwi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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