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회장의 야심작 KB라이프… '35조 통합생보사' 수장 누가 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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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8.11 06:00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보험이 내년 1월 1일을 기점으로 'KB라이프생명보험'(이하 KB라이프생명)으로 통합된다. 통합사옥은 강남 푸르덴셜타워로 예정됐으며 두 회사는 현재 인프라 통합작업과 통합 뒤 회사를 알리기 위한 브랜딩 작업을 진행중이다.

통합을 기점으로 KB금융그룹은 자산 35조원 규모, 업계 8위 수준의 생명보험사를 보유하게 된다. 라이벌인 신한금융의 신한라이프(자산규모 약 68조원)와의 자존심 경쟁도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 생보사 출범 4개월여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첫 수장을 누가 맡게 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윤종규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7월 1일 '2022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경영진 대상으로 특강을 하고 있다.
윤종규 KB회장의 비금융 포트폴리오 구축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이 내년 1월 KB라이프생명 출범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윤종규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오랜 시간 공들여왔던 비은행 계열사 강화 작업이 완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회장은 2014년 취임 직후부터 굵직한 인수합병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KB손해보험, KB증권, 푸르덴셜생명 등을 확보해 완성된 금융회사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2020년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한 뒤 또다른 생명보험 계열사인 KB생명보험과 합병문제가 마지막 과제로 남겨져있었는데 이제 합병문제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게 되면서 방점을 찍게 됐다는 평가다.

통합 생보사 출범까지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IT시스템 통합과 브랜딩 작업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우선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보험은 IT, 업무공간과 같은 인프라의 물리적 통합을 순차적으로 진행해왔다. 일부 시스템 통합작업은 KB라이프생명 출범 이후에도 일정 기간 계속 진행될으로 보인다.

이밖에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보험은 'KB라이프생명' 통합법인명 확정을 시작으로 향후 기업 이미지통합(CI)과 브랜드 이미지통합(BI) 작업에 착수하는 등 본격적인 통합 브랜딩 작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9월부터 지상파, 종편, 케이블TV 등을 통해 브랜딩광고를 송출하는 사업도 진행중이다.

KB금융그룹은 두 생명보험사의 통합으로 생명보험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전통적으로 대면 설계사 조직에 강점을 지니고 있으며 KB생명보험은 방카슈랑스를 통한 보험상품 판매에 주력해왔다. 색깔이 다른 두 회사의 통합을 통해 단순한 고객접점 확대를 넘어 시너지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보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민기식(왼쪽) 푸르덴셜생명 대표와 이환주 KB생명보험 대표.
보험전문가 민기식 대표 vs KB금융그룹 재무통 이환주 대표

민기식 푸르덴셜생명 대표이사 사장과 이환주 KB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 가운데 누가 통합 생보사의 수장이 될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민 사장은 KB금융그룹에 통합되기 전 푸르덴셜생명에서 부사장까지 지낸 인물이다. 보험업계에 30여년간 몸을 담은 업계 전문가로도 꼽힌다. 푸르덴셜생명이 KB생명과 비교해 자산이나 이익규모가 크게 앞서는 만큼 민 사장에게 통합생보사 수장 자리가 넘어갈 수 있다. 3월 KB금융지주는 당초 8월까지였던 민 사장의 임기를 올해 말까지로 연장한 바 있다.

이 사장은 민 사장과 대비되는 이력을 지녔다. 이 사장은 대표적인 KB금융그룹 내 '재무통'으로 올해 KB생명보험 사장으로 오기 전까지 KB국민은행 부행장, KB금융지주 재무총괄(CFO)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이 사장의 임기는 2024년 1월까지로 통합 생보사 출범 이후에도 임기를 1년여 남겨두게 된다. 당초 이 사장을 올해부터 KB생명보험 사장으로 발령한 것 자체가 통합 생보사 출범을 염두해둔 결정이라는 시각도 있다. 아직 시스템적 통합이 완성되지 않은 만큼 민 사장과 이 사장이 각자대표 체제를 맡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최근 금융시장을 비롯, 경제여건은 생명보험업계에 우호적이지 않다. 합병이라는 큰 변화 앞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푸르덴셜생명은 당기순이익 1577억원을 올린 반면, KB생명보험은 순손실 347억원을 냈다. 푸르덴셜생명의 경우 1년 전보다 18% 순이익 규모가 줄었고 KB생명보험의 적자폭은 3배가량 확대됐다.

푸르덴셜생명의 경우 주가 하락에 따른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이 늘어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2020년 이후 연달아 적자를 보이고 있는 KB생명보험은 올해 상반기에도 마이너스 기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공격적으로 GA채널을 확장하는데 따른 비용 증가효과로 보인다.

정부가 금산분리 규제 완화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새 먹거리를 찾는 일도 KB라이프생명의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생명보험협회는 지난달 발족한 금융규제혁신회의에 금융규제혁신 과제 50건을 건의했으며 이 가운데 '디지털기술을 활용한 보험모집 규제 개선', '보험그룹 내 1사1라이선스 규제 완화' 등 두 건이 36개 세부과제에 선정돼 논의 이뤄지고 있다. 이밖에 생명보험 업권은 상조서비스 진출 허용, 자회사 규제 완화 등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공준호 기자 junoko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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