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후드’와 함께 미국 증권거래플랫폼(MTS) 양대 강자로 꼽히는 ‘위불(Webull)’이 국내 증권중개시장 진출 채비를 하고 있다. 위불코리아(가칭)는 홍콩, 싱가포르, 일본에 이은 위불의 네 번째 해외법인이 될 전망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위불은 지난 3월 위불코리아 준비법인을 설립, 이달 1일 여의도 국제금융센터 원아이에프씨(One IFC)빌딩 16층 본점을 마련했다. 설립 초기 서울 종로구에 법인 소재지를 등록했다가 최근 금융 중심지인 여의도로 이전, 본격 출범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로고 상표특허도 신청했다. 현재 특허청이 심사관을 배정해 안건을 심사중이다.

준비법인의 대표이사는 위불싱가포르의 CEO 버나드 테오(Bernard Teo)다. 기타비상무이사에 위불 설립자인 안췐 왕(Anquan Wang)이 이름을 올렸다. 설립 목적은 투자매매업, 투자중개업, 투자자문업, 투자일임업과 이들에 관한 컨설팅업 등이다.

앞서 위불은 8월 싱가포르 법인을 출범하면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바 있다. 싱가포르에 이은 다음 진출 지역은 일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위불은 일본에서도 증권중개업과 관련한 금융 라이선스를 취득하며 시장 진출을 공식 예고한 상태다.

위불은 2017년 설립된 미국의 증권거래 플랫폼 회사다. 편리한 인터페이스와 직관적인 PC·모바일 연동으로 사용자를 끌어모으면서 로빈후드와 함께 대표적인 미국의 양대 MTS로 자리잡았다. 실시간으로 주식시장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거래에 필요한 다양한 분석차트를 탑재해 중급 이상의 투자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향후 미국에서처럼 암호화폐 거래를 지원할 가능성도 떠오른다. 위불은 2020년 11월부터 미국에서 모바일앱과 데스크톱을 통한 암호화폐 거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법인 설립목적에는 관련 내용을 명시해놓고 있지 않다.

위불은 2020년 코로나19 이후 해외주식을 거래하는 이른바 '서학개미'가 급증하면서 국내 주식 투자자들에게도 잘 알려져있다. 국내에서 위불 직접거래 기능을 사용하는 데 제약이 있지만, 위불이 간편하고 쉬운 방식으로 글로벌 시황, 상장 예정기업 목록 등 매매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국내 증권사의 MTS와 병행해 투자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위불이 직접 한국에 진출할 것으로 파악되면서 향후 국내 증권사들과의 격돌이 예상된다. 주요 증권사들은 최근 2년여 사이 늘어난 개인투자자들을 잡기 위해 MTS를 고도화하는데 공을 들여왔다. 특히 토스증권, 카카오페이증권 등 빅테크 기반 모바일 증권사들이 '손쉬운 증권거래'를 표방하며 MTS 시장에 가세한 바 있다.

최근 국내 증권사들도 복잡하고 어려웠던 앱을 단순화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증권 위탁매매시장 강자로 꼽히는 키움증권은 지난달 자사 MTS ‘영웅문S’를 전면개편해 ‘영웅문S#’를 선보였고 한국투자증권은 7월 ‘한국투자’의 개인맞춤 설정기능을 강화했다. 이밖에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주요 증권사들도 증권앱의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공준호 기자 junoko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