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경의 커피톡 (58)] 커피, 심혈관 질환에 영향을 미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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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혜경 칼럼니스트
입력 2022.09.23 06:00
필자는 2011년부터 한국커피협회 바리스타 자격증 실기시험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커피협회 바리스타 실기시험은 테크니컬 평가와 함께 센서리 분야 평가도 한다. 테크니컬 평가는 커피머신을 이용하여 커피를 추출하는 동작을 제대로 시행하는지를 평가하는 것이고, 센서리 분야 평가는 추출한 커피를 고객에게 제공하듯이 심사위원에게 제공하여 자신이 추출한 커피의 향미를 평가받는 것이다. 따라서 실기시험을 위해서는 각 분야를 평가하는 심사위원이 각각 필요한데 선임심사위원을 포함하여 통상 2인이 한 조가 되어 심사한다. 센서리 분야 평가는 모든 응시자가 추출한 커피를 일일이 맛보고 평가를 하여야 하므로 시험기간 동안 많은 양의 커피를 맛봐야 하는 매우 고된 업무이다. 주로 선임심사위원이 센서리 분야 평가를 맡아서 심사한다.

보통 실기시험은 1주일 중 금토일 3일 열리는데 필자의 경우 처음에는 3일 내내 실기시험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고, 선임심사위원으로 특히 센서리 분야 평가를 많이 하였다. 최근 건강 검진 결과 고지혈증 초기 단계로 약을 복용하여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특별히 식단 상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생각되어 혹시 커피가 고지혈증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닐까 의문이 들어 관련 논문을 검색하여 살펴보았다.

2012년 연세대학교 의학과 정지연의 석사학위 논문 "건강한 한국 성인 남성에서 커피 음용과 혈중 콜레스테롤의 관련성"에 의하면 커피 음용량이 많을수록 음용량이 적은 집단에 비해 혈중 총 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에 양의 상관관계를 미치는 것으로 나타냈다. 정지연은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수검자 중에서 20세 이상의 건강한 성인 남성 722명을 대상으로 설문, 신체계측, 혈액검사를 통해, 네 집단 (전혀 마시지 않음, 하루 1잔 미만, 하루 1잔, 하루 2잔)으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 커피를 많이 마시는 것이 오히려 고지혈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2009년 최소영의 이화여자대학교 임상보건과학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녹차 및 커피 음용과 혈중 지질 성상과의 관계"는 녹차와 커피 섭취에 따른 혈중 지질 농도를 비교한 결과, 커피 섭취가 혈중 지질 농도 중 총 콜레스테롤과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내렸다. 즉 총 콜레스테롤과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은 커피섭취 양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녹차와 커피의 섭취를 비교하였을 때 고지혈증을 비롯한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하고자 한다면 녹차를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이와는 상반되는 결론을 내린 논문들도 있다.

2004년 한국식품과학회지에 등재된 강금지 외 연구자들의 논문 "커피를 고지방식이에 첨가하였을 때 흰쥐의 체중, 혈중 지질 및 Leptin 농도와 지방세포의 크기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흰쥐에게 고지방식이만 먹인 대조군과 고지방식이에 커피의 농도를 0.6%, 1.2% 및 2.4%(w/w)로 함께 섭취시킨 실험군들을 6주간 사육하여 체중증가량, 체내 지방량, 혈장에서의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HDL-콜레스테롤, 유리지방산과 Leptin의 농도(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면, 시상하부 수용체에 결합되어 포만감을 느끼도록 하여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을 말한다. 그 농도의 수치가 낮으면 배고픔을 느껴 비만을 야기시킨다)와 부고환지방조직에서의 지방세포크기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에 따르면, 0.6%의 커피 농도는 고지방식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아 대조군 대비 오히려 체중과 체내 지방량이 늘어났고 순환기계질환의 원인이 되는 중성지방, 총콜레스테롤의 농도를 유의적으로 증가시켰다. 하지만 Leptin농도는 높게 나타나 포만감을 느끼게 해주므로 식이조절에는 효과적이었다. 반면, 커피농도2.4%를 섭취한 쥐들은 순환기계질환을 예방해주는 HDL-콜레스테롤의 농도는 유의적으로 높아졌고, 동맥경화지수도 대조군에 비해 낮은 경향을 보이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뇨작용의 활발로 인해 Leptin 농도가 낮아져 포만감보다 배고픔을 더 느끼게 했다. 이런 결과에 따르면 고지방식이를 하는 경우 커피를 많이 음용하는 것이 커피를 음용하지 않거나 적게 음용하는 것 보다 순환기계 질환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또한, 김은경 외 연구진은 2012년 한국산학기술학회논문지에 "한국인에서 커피 및 녹차의 섭취빈도가 간염증 수치 및 대사증후군에 미치는 영향" 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받은 모든 연령의 약 4만 8천명 중 19세부터 79세의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한국에서 커피 및 녹차 등을 섭취하는 생활습관이 혈청 AST, ALT(간세포의 손상정도를 파악하는 척도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간 손상이 되었다는 뜻이다) 및 대사증후군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한 것이다. 그 결과, 하루에 커피를 한잔 이상 섭취하는 경우 고혈압의 유병률, 공복혈당 이상 및 고지혈증의 빈도가 낮아졌으며, 대사증후군의 발생빈도도 의미 있게 낮게 나타났다. 커피를 하루에 두잔 이상 섭취하는 군에서는 총에너지 섭취와 체질량 지수가 높아졌으나 고혈압, 고지혈증, 공복혈당은 의미 있게 낮아졌으며 대사증후군의 발생률도 낮아졌다. 특히, 커피를 많이 마실수록 혈청 AST는 더 낮아졌다. 반면 녹차 섭취 빈도 증가는 혈청 AST, ALT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즉, 녹차를 많이 마시는 것과 체질량지수, 대사성 증후군의 유병률과는 연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커피를 많이 섭취하는 사람의 혈청 AST수치는 낮아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에서 살펴본 모든 논문들의 결과는 일맥상통하지 않아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 또한 단순히 커피를 사용하였다는 것만 언급되어 있을 뿐, 어떻게 추출된 커피를 사용하였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커피는 추출하는 방식에 따라 추출된 음료 속의 지질성분 함유량이 많이 차이가 난다. 커피머신으로 압력을 이용하여 추출하면 음료 속에 지질성분을 많이 내포하게 되고, 종이필터를 이용하여 드립추출하면 지질성분을 걸러낼 수 있다. 따라서 커피섭취자가 마시는 커피의 추출방법도 함께 고려하여 연구를 하였으면 보다 정확한 분석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살이 넘는 성인이 연간 385잔 이상의 커피를 마신다고 한다. 커피를 안 마시는 사람을 제외하면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최소한 하루에 2~3잔 정도를 마시는 셈이다. 이렇게 커피를 많이 마시고 있으므로 이젠 커피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정확히 알고 커피를 즐기는 것이 필요하다. 커피의 건강증진 효과에 대하여 많은 논문이 발표되고 있지만 커피와 심혈관질환 사이의 연관관계에 대한 국내 연구결과가 서로 상반되는 듯한 결과를 내놓을 정도로 커피가 고지혈증 등 심혈관질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일천하다. 커피와 심혈관질환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하여 지속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신혜경 칼럼니스트는 이화여대에서 교육공학을 전공하고,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커피산업전공으로 보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원과학기술대학교 커피바리스타제과과와 전주기전대학교 호텔소믈리에바리스타과 조교수로 재직하였고, 한림성심대학 바리스타음료전공 겸임교수와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 초빙교수로 재직중이다. 바리스타 1급 실기평가위원, 한국커피협회 학술위원회 편집위원장, 한국커피협회 이사를 맡고있다. 서초동 ‘젬인브라운’이라는 까페와 석촌동에 ‘신혜경 커피아카데미 ‘를 운영하며, 저서로 <그린커피>, <커피매니아 되기(1)>, <커피매니아 되기(2)>가 있다.
cooykiwi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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