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먹통 사태를 일으킨 SK C&C 판교 인터넷데이터센터(IDC) 화재 발생 한 달도 지나지 않아 LG유플러스 가산 IDC에서 전원장치 장애가 발생했다. SK C&C IDC 화재 직후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의 국내 IDC 집중 점검이 진행되고 있었지만 효과에 의문이 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과기정통부는4일 LG유플러스 가산 IDC에서 발생한 전원장치 장애와 관련해 "UPS장비(무정전 전원 장치) 고장이 원인이었다"고 밝혔다.

UPS는 컴퓨터와 주변 장치에 대한 전력 공급을 조절하는 장치다. 전기 회로의 전압이 끊어지거나 혹은 갑자기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경우를 대비하는 역할을 한다. 이 장비가 고장나면서 2개사가 1개 UPS에만 연결되고 이는 장애로 이어진다.

데이터센터 이미지/ iclickart
데이터센터 이미지/ iclickart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LG유플러스 IDC 센터에서 발생한 서버 전원 공급 장애는 4일 오전 10시 50분부터 약 5분간 발생했다.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입주사는 웹 호스팅 업체 가비아와 익명을 요구한 일반 기업 한 곳이다.

이들을 제외한 타 입주사는 듀얼 UPS를 연결한 상태였다. 장애가 발생하지 않았다. 장애가 발생한 입주사의 경우 B2C 기업은 아니었다. 일반 국민 대상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가비아의 고객사 중 하나인 바로고는 이로 인해 70분 간 라이더 앱 접속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바로고는 LG유플러스 데이터센터 직접 고객이 아니라 약관상 피해보상 의무는 없다"고 말했다.

4일 발생한 사고는 10월 16일 발생한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때와 비교해 피해 규모 면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다. 하지만, 연속적으로 민간 IDC 센터에서 장애가 발생하면서 신뢰도가 하락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 직후 국내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을 모아 긴급 점검회의를 열었다. 1일에는 24일까지 민간 데이터센터 90곳의 재난 안전 관리 실태를 점검하겠다고 대대적으로 알렸다.

하지만 이번 LG유플러스 IDC 장애가 재차 발생한 만큼 정부의 조사가 부족하거나 사업자의 경각심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정부는 사고 발생 후 3일이 지났으나 UPS 장비가 고장난 이유에 대한 상세 분석을 진행하지 않았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UPS 장비 고장이라고 들었고, 관련한 자료를 요구했으며 상세 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인애 기자 22na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