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하고 올드한 느낌의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최첨단 기술이 접목된 자동차들이 국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 인기 모델의 디자인 헤리티지를 계승하면서도 첨단사양을 접목시켜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키고 있는 것이다.

27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최근에 출시된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이하 신형 그랜저)는 사전계약 10만9000대라는 기록을 세웠다. 사전계약만 11만대에 육박하는 만큼 출고까지는 1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압도적인 기록을 세운 신형 그랜저는 7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1세대 그랜저, 일명 각그랜저의 디자인 요소가 곳곳에 반영된 것이 특징이다.

신형 그랜저는 전 모델과 비교해 전장과 휠베이스가 길어졌으며 후방으로 이동한 카울포인트는 넓은 후석공간을 위해 뒤로 빠진 C필러와 조화를 이뤄 비례감과 스포티한 프로파일을 구현했다. 또 C필러의 오페라 글래스는 강인한 디자인과 어우러져 1세대 그랜저와 비슷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디 올 뉴 그랜저. / 조성우 기자
디 올 뉴 그랜저. / 조성우 기자
또 신형 그랜저는 18인치부터 20인치까지 총 5종의 새로운 디자인의 휠을 선보였는데 1세대 그랜저의 휠 디자인을 모티브로 한 ‘20인치 고휘도 스퍼터링 휠’을 커스터마이징 옵션으로 추가해 그랜저만의 헤리티지를 강조했다.

실내에서도 1세대 그랜저와 비슷한 요소를 찾을 수 있다. 원 스포크 스타일 스티어링 휠 통해 1세대 그랜저의 추억을 느낄 수 있다.

1세대 그랜저의 향수를 불러오는 신형 그랜저이지만 미래 기술이 대거 적용돼 끊임없이 진화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형 그랜저에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cNC이 최초로 탑재됐다. 또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대상 범위가 크게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또 카페이와 연계해 세계 최초로 실물 하이패스 카드 없이 유료도로 통행료 결제가 가능한 ‘e 하이패스’가 적용됐으며, 화면 상단을 쓸어내려 사용자가 즐겨 찾는 메뉴를 사용할 수 있는 ‘퀵 컨트롤’도 장착됐다.

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의 토레스도 ‘레트로' 열풍의 주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7월 출시된 토레스는 사전계약 첫날 1만2000대 이상이 계약되며 쌍용차 사전계약 최대 기록을 갱신했다. 또 지난달 기준 누적 계약 8만대, 누적 판매 1만5833대를 기록하며 SUV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토레스는 쌍용차의 역작으로 꼽히는 ‘무쏘’의 헤리티지를 계승한 모델로 모던한 정통 SUV 스타일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레트로 감성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토레스의 디자인은 무쏘와 비슷한 정통SUV 이미지 연출에 집중하고 있다. 힘있는 라인과 볼륨감, 버티컬 타입의 라디에이터 그릴 및 굵은 선의 후드 캐릭터 라인 등이 강인한 SUV의 면모를 부각시켰으며 후면부도 스페어 타이어를 형상화한 핵사곤 타입의 리어 가니쉬를 적용해 정통 SUV의 이미지를 구현했다.

토레스. / 조성우 기자
토레스. / 조성우 기자
레트로한 외관과 다르게 토레스의 실내에는 최첨단 기술이 다수 적용됐다. ▲3분할 와이드 디지털 클러스터 ▲12.3인치 대화면 인포콘 AVN ▲8인치 버튼리스 디지털 통합 컨트롤 패널 등 버튼리스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적용해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연출했다.

또 AI 기반 첨단 커넥티드카 시스템 인포콘을 적용해 ▲원격제어 ▲안전 및 보안 ▲차량관리 ▲Assistance ▲정보 ▲엔터테인먼트 등 전방위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의 디자인과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의 감성을 그리워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 같다"며 "젊은 소비자들 역시 레트로한 감성에 관심이 많아 과거의 헤리티지를 계승한 모델들이 인기가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헤리티지를 계승했다고 해서 안주한다거나 퇴보하는 것은 아니다"며 "디자인도 미래적인 요소를 적용해 진보하고 있고 첨단기술을 통해 기술의 진보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