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5~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가전·IT박람회인 ‘CES 2023’이 열리는 가운데 재계 총수들이 직접 현장을 찾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국내 기업 중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참여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의 참석 가능성이 거론된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 각 사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 각 사
CES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11월 28일 기준 아마존과 구글을 포함한 전 세계 2400개 이상 기업이 전시 등록을 마쳤다. 국내 기업 중에선 삼성과 LG, 현대중공업그룹 등이 ‘주요 전시업체’로 이름을 올렸다. SK그룹과 롯데그룹 일부 계열사도 전시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CES는 코로나19 이후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CES 2023이 올해보다 40% 이상 넓어진 전시 공간에서 진행된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수백명의 업계 리더가 참여해 인공지능(AI)과 모빌리티, 디지털 헬스케어, 메타버스, 지속가능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 기술을 소개한다.

재계는 이재용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회장, 구광모 회장 등 기업 총수들이 CES 2023에 모습을 드러낼 지 주목한다. 매년 1월 개최되는 CES는 기업들에게 글로벌 시장 공략의 첫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전세계 IT·가전 업계의 최신 동향을 파악하고, 글로벌 리더들과 만나 사업을 협의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이번 CES가 ‘회장’ 취임 후 처음 열리는 국제 행사인만큼 참석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그는 CES와 오랜 인연이 있다.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 시절이었던 2007년 처음 CES에 방문한 이후 2013년까지 7년 연속 행사를 챙겼다. 선대 회장인 고 이건희 회장도 2010년과 2012년 두 차례 CES를 방문한 바 있다.

이 회장은 행사장 방문 당시 자사의 제품뿐 아니라 파나소닉 등 경쟁사들의 부스를 찾아 신제품을 둘러보고, 고객사들을 직접 챙기는 한편 미래 전략을 구상했다.

삼성전자는 CES에서 매년 가장 넓은 부스를 꾸려왔다. 이번 행사에서도 최대 규모로 부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이 회장이 CES 2023을 방문할 경우 전시 부스에 들러 자사의 기술력을 점검하고, 경쟁사의 미래 동향을 살피는 동시에 미래 먹거리를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태원 회장의 CES 2023 방문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동안 최 회장은 수차례 CES 참석을 검토해왔지만,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불가피하게 행사 참석을 취소했다.

이번 행사에 최 회장이 참석할 경우 그룹의 ‘탄소중립’ 경영 의지를 알리는 한편, 글로벌 시장의 현안을 파악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은 2019년부터 CES에 직접 부스를 꾸리며 5년 연속 참가한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SK그룹 계열사는 SK(주),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 E&S, SK하이닉스, SK에코플랜트, SK바이오팜, SKC 등이다. 글로벌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등을 중심으로 전시 컨셉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광모 회장의 CES 참석 가능성도 제기된다. 구 회장은 부장 시절이었던 2013년 CES에 참석한 바 있지만, 2018년 회장 취임 이후로는 단 한 번도 CES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선대회장인 구본무 회장은 2005년 CES에 참여했다.

구 회장은 최근 ‘미래 자동차’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만큼 행사장 방문시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 LG전자 등에 힘을 실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글로벌 전장사업을 확대하는 LG이노텍은 이번 CES에 처음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