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고팍스가 글로벌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바이낸스는 고팍스 지분 과반을 확보, 최대주주가 됐다.

IT조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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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와 지난 2일 투자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투자금액과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고팍스는 지난해 11월 자사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고파이 운용사인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탈(LLC)의 인출 중단 사태로 고파이 원리금 지급을 중단했다. 고파이에 묶인 고객 자금은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 자금은 바이낸스 산업회복기금(Industry Recovery Initiative, IRI)를 통해 마련됐다. IRI는 바이낸스가 지난해 어려움에 빠진 업계 관계사들을 지원하고자 조성한 구제 기금이다.

바이낸스는 고팍스가 국내 가상자산 산업에 기여해 온 점을 인정해 IRI 투자 대상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금은 고파이 이용자들의 이자와 예치 자산 출금 지원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창펑자오 바이낸스 CEO는 "바이낸스는 산업의 선두주자로서 소비자들과 산업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IRI는 지난해 여러 사건들로 인해 부정적 영향을 받은 유망한 회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바이낸스는 이번 투자로 고팍스 지분 과반을 확보했다. 고팍스의 기존 최대주주는 지분 41.22%를 가진 이준행 대표, 2대 주주는 13.9%를 보유한 디지털커런시그룹(DCG)이다.

지분 양도 계약이 완료되면 새로운 최대주주가 된 바이낸스가 사실상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바이낸스는 과거 다른 나라 거래소 인수시에도 지분 확보와 별개로 경영권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전력이 있다. 이번 투자 역시 한국 진출로 이어질지는 아직 정해진바 없다고 전했다.

양사는 이번 투자 계약을 계기로 긴밀한 협력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바이낸스의 기술과 운영 역량을 기반으로 국내 가상자산 산업 및 블록체인 생태계 육성 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

창펑자오 바이낸스 대표는 "고팍스와 함께하게 된 이 과정이 한국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산업 재건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원재연 기자 wonajeye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