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수혜 규모는 4조원
SK온 흑자 전환 시기는 2024년

올해 10조원 규모의 투자에 돌입하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에 7조원을 쏟아붓는다는 계획을 밝혔다. 신규 설비투자를 집행하는 등 배터리 분야 성장 동력을 이어간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세부 시행규칙이 발표될 경우 수혜가 기대된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SK온의 흑자전환 시기는 2024년이 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 연구원이 전기차용 배터리 셀을 들고 있다. /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연구원이 전기차용 배터리 셀을 들고 있다. /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7일 2022년 4분기 실적발표 후 이어진 콘퍼런스콜에서 배터리 사업(자회사 SK온)에 7조원의 신규 설비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김양섭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CFO)은 "블루오벌SK(SK온과 포드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 투자 등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10조원 규모의 설비투자(CAPEX) 집행 계획을 수립했다"며 "배터리에서 신규 캐파 투자를 위해 7조원의 투자 지출을 계획하고 있고, 사업 경상투자와 전략투자를 합쳐 3조원의 투자를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날 SK온은 2022년 연간 기준 1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7조 6177억원을 기록해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영업손실은 9912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관련해 SK온은 미국과 헝가리에 위치한 신규 공장 가동이 지연되면서 이같은 영업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김경훈 SK온 CFO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원자재와 인건비 인상,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에 따른 유럽 동력비 상승 등 비우호적 환경이 지속되며 손익 악화 요인이 작용했다"며 "외부 환경적 요인으로는 미국과 헝가리 공장 신규 가동 램프 업이 계획보다 더디게 진행돼 1조원 가까운 영업손실이 났다"고 전했다.

다만, 올해 신규 공장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매출 성장세가 두 배 정도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김 CFO는 "SK온은 신규 기지 생산량 증대에 힘입어 두 배 수준 높은 매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다"라며 "수익성은 전사 역량을 결집해 실행력을 높이는만큼 하반기 가시적인 손익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고 설명했다.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미치는 '수율'에 대해서도 정상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김 CFO는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수율 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 중이다"라며 "수율이 안정화된 법인의 생산성 제고 과정을 헝가리, 미국 등 신규 사이트에 적용할 수 있도록 일하는 방식과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미 수율이 안정화된 사이트에서도 추가적인 수율 개선을 위한 과제를 발굴해 다른 사이트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SK온은 2025년까지 IRA 시행에 따른 수혜 규모는 4조원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김 CFO는 "4조원은 미국 배터리 공장 예상 판매량에 셀의 35달러, 모듈의 10달러를 더해 총 45달러를 곱해서 나온 값이다"라며 "추후 받게 되는 수혜는 세액공제와 현금 옵션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흑자 전환 시기는 2024년으로 내다봤다.

김 CFO는 "기존 공장 안정화와 그동안 쌓인 경험치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2024년 영업이익 흑자를 예상한다"며 "(내년이면) 기존 공장들이 가지고 있는 88GWh 물량이 안정화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헝가리 2공장, 중국 옌천 2공장 등 신규 공장들은 기존 1공장에서 얻은 경험치를 바탕으로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