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나 문자 등 통신 서비스 사용은 되는데 전산상에선 개통이 되지 않았다.갤럭시S23 사전개통 소비자가 겪고 있는 일이다.

이동통신사의 갤럭시S23 시리즈 사전개통이 14일 오전 8시부터 시작됐으나 이날 오후까지도 전산 개통이 지연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준비가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서울 광화문 인근 한 민팃 ATM에는 ‘특별보상 대상자 확인안됨 오류 확인중’이라는 메시지가 붙었다. 민팃 ATM은 SK네트웍스 자회사 민팃이 운영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중고폰 무인 매입기다. 민팃은 3월말까지 갤럭시S23 휴대폰을 구매∙수취한 후 14일 이내 중고폰을 반납하면, 민팃 시세에 더해 최대 15만원 모델별 특별 보상 혜택을 준다.

민팃ATM에 오류가 발생했다는 것은 사전예약자가 구매 혜택인 보상을 바로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갤럭시S23 시리즈 사전개통 첫날 삼성전자가 사전예약자 대상으로 지원하는 추가 중고 보상금 지원 대상자 여부를 판독할 수 없는 탓이다.

서울 광화문 한 SK텔레콤 판매점에 위치한 민팃 기기/ 이인애 기자
서울 광화문 한 SK텔레콤 판매점에 위치한 민팃 기기/ 이인애 기자
민팀ATM 매장에 근무하는 직원은 "사전개통 첫날 민팃 이용자가 몰리면서 서버 오류가 난 것 같다"며 "특별보상 대상자 확인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비스 운영사는 일선 매장의 문제에 대해 제대로 알 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팃 운영사인 SK네트웍스 관계자는 "기기 사용이 안 된다는 불만이 특별히 많이 접수되진 않았다"며 "갤럭시S23 사전개통 첫날이라고 해서 이용자도 크게 몰리는 모습은 아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이번 일은 민팃 서버 오류 때문은 아니며, 오히려 이통사 전산 개통이 늦어지며 혼선이 생긴 탓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 고객 A씨는 14일 오전 8시부터 기존 사용하던 유심(USIM)을 새 갤럭시S23 스마트폰에 끼워 전화와 문자, 데이터 등 통신 서비스를 문제 없이 사용했다.

그런데 SK텔레콤 고객센터측은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전산 개통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았다"면서도 통화 등이 가능한 이유에 대해 "일단 통화가 된다면 기존 사용하던 대로 사용하시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10년동안 사전개통을 하면서 바로 개통이 되는 경우는 없었다"며 "유심을 끼웠을 때 개통 신청이 들어가긴 했으나 신청이 많아 승인이 늦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SK텔레콤 본사 관계자는 "사람이 몰리며 개통 진행이 더뎌지는 것 같다"며 "보통 입력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갤럭시S23 사전개통은 다양한 고객 혜택과 연계가 되는 만큼 시스템적인 절차가 중요하다. 민팃을 통한 단말기 구매자 환급 절차가 정상적으로 되지 않을 경우 소비자 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통사가 고의적으로 개통을 지연시켰다는 민원이 들어올 경우 조사를 할 수 있지만 사전개통 때는 어쩔 수없이 개통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안다"며 "필요하다면 주의를 당부하겠다"고 말했다.

이인애 기자 22na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