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일 고객 개인정보 유출 인지 이후 한달 넘게 침묵하던 LG유플러스가 사과문을 발표했다. 2021년 10월 25일 전국 인터넷 장애 발생 이후 하루 만에 공식 사과와 함께 보상안을 발표했던 과거 KT의 경우와 상반되는 대처다.

LG유플러스는 정보유출 사건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았고, 계속되는 디도스(DDos) 공격을 막느라 공식 사과 자리를 마련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보 유출에 따른 피해자가 발생한 만큼, 회사 측의 공식 사과가 늦게 나올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인애 기자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인애 기자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16일 용산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 초 발생한 29만명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인터넷 접속 장애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황현식 대표는 "사건이 마무리 되지 않아서 늦어진 것이지만 무엇보다 제 불찰이 컸다고 생각한다"며 "디도스 같은 경우에도 첫 주에 공격이 이뤄지고 나서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이를 막아내는 데 총력을 기울이다 보니 공식 사과나 입장문을 내는 것이 늦어졌다. 이에 대해서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1월 2일 고객 개인정보 유출을 인지한 후 한달도 더 지난 시점에 갑자기 공식 사과를 결정한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건 해결을 우선으로 여겼다는 입장이다.

황 대표는 "상황이 명확하게 종료돼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빨리 사과를 못 한 가장 큰 이유다"며 "외부에 사과와 입장문 내는 게 늦어지게 돼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주말 지나면서 (디도스) 방어가 어느정도 안정화 됐다고 봤기 때문에 더이상 (사과와 입장문 발표를) 미루지 말자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개인정보 유출과 디도스 공격으로 인한 피해 고객 모두에게 해당되는 보상안도 발표됐다.

정수헌 LG유플러스 컨슈머 부문장은 "고객 유형별 종합 피해 지원안을 마련해서 고객 상황에 맞게 지원을 드리도록 할 것이다"며 "알뜰폰에 대한 부분도 피해 지원을 할 계획이며 현재는 피해 알뜰폰 사업자 분들과 함께 협업을 통해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구체적인 안이 나오게 되면 피해지원협의체를 통해 구체적인 사안을 다 정리한 다음에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6일 LG유플러스 용산사옥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황현식 대표를 비롯한 LG유플러스 경영진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이인애 기자
16일 LG유플러스 용산사옥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황현식 대표를 비롯한 LG유플러스 경영진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이인애 기자
유심 무료 교체 등 현재까지 나온 보상안을 보면 MNO 고객만 고려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피해를 입은 IPTV나 인터넷 가입자 대상 보상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수헌 부문장은 "IPTV나 인터넷 관련된 부분도 정부 조사가 마치는대로 고객 유형별로 고려한 종합 피해 지원안을 마련해서 각 고객에 맞는 피해 지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국회에서 나온 화웨이 5G 장비를 사용한 것이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초래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황현식 대표는 "화웨이 장비 이슈는 이번 발생한 사건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화웨이 관련해서는 별도로 2, 3군데 정도의 글로벌 최고 수준의 보안업체로부터 별도 점검을 받았다. 이번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끝으로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디도스 공격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이면서 입장 및 사과문 발표가 늦어졌다. 이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LG유플러스는 고객이 안심할 수 있는 보안과 품질에 강한 회사로 완전히 탈바꿈하겠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인애 기자 22na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