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업계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업체는 업황 악화에도 인재 확보를 위해 임금뿐 아니라 복리후생비를 늘리는 등 ‘워라밸’ 보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급여 액수에선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판정승을 거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2년 8월 서울 송파구 삼성SDS 잠실캠퍼스를 방문해 직원들과 함께 사진 찍는 모습/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2년 8월 서울 송파구 삼성SDS 잠실캠퍼스를 방문해 직원들과 함께 사진 찍는 모습/ 삼성전자
직원 평균급여, 삼성전자 1억 3500만원·SK하이닉스 1억 3384만원

22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두 회사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1억 3000만원을 웃돈다. SK하이닉스는 1억 3384만원을, 삼성전자는 1억 3500만원을 보수로 지급했다. 삼성전자 임직원이 116만원 더 많이 받은 것이다.

SK하이닉스는 평균 급여가 전년 대비 16% 증가한 반면, 삼성전자는 6.25% 줄었음에도 여전히 업계 급여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SK하이닉스가 급여 순위에서 더 앞서는 상황이었다. SK하이닉스의 작년 상반기 평균 급여는 8100만원으로, 삼성전자(5100만원)보다 3000만원 더 많았다. SK하이닉스가 상반기에 지급한 전년 성과급이 평균 급여에 포함되면서 이같은 차이가 난 것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하반기 연봉의 최대 50%에 달하는 성과급(OPI)을 지급하면서 순위가 뒤바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3' SK텔레콤 전시관에서 AI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는 모습 /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3' SK텔레콤 전시관에서 AI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는 모습 /SK그룹
직원 평균 근속연수에선 SK하이닉스가 11.8년으로 삼성전자 DS(반도체)사업부문 10.6년보다 1년 정도 더 길었다.

임직원 복지 확충에도 ‘안간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악화에도 미래 준비를 위해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기존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해 급여 인상뿐 아니라 복지와 근무 환경 개선에 힘을 쓴다.

실제로 두 회사는 지난해 직원 복지에 수천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투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작년에 쓴 복리후생비는 각각 6조 916억원, 2236억원에 달한다. 전년보다 20.1%, 30.8%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존 70만원씩 지급하던 복지 포인트를 100만원으로 인상한 바 있다. 또 최근 DS부문 사내교육 프로그램인 ‘DS 유니버시티’를 신설해 이색강의를 제공하는 등 임직원들의 자기계발을 돕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출범 20주년을 맞아 특별 축하금을 지급하고, 개당 200만원대인 의자 제품 ‘허먼밀러’를 전 직원에 제공하기도 했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