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OTT 등 국내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를 위해 정책금융과 해외진출 지원을 확대를 추진한다. 국내 디지털 미디어 산업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서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변인호 기자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변인호 기자
6일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서울 중구 1인 미디어 콤플렉스에서 ‘OTT 등 디지털 미디어의 변화와 대응’을 주제로 2023년 제5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티빙·웨이브·왓챠 등 OTT 기업, 스튜디오드래곤·에이스토리 등 제작사, 푸르모디티·트위그팜 등 후반작업기업을 비롯해 금융, 학계, 연구계 등 전문가 30명쯤이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미디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 선순환 구조 정착 ▲투명한 정산구조 구축이 필요하다고 봤다.

고창남 티빙 국장은 "티빙은 2021년 700억원, 2022년 1200억원쯤에 달하는 적자가 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생존을 우선할 수밖에 없지만 상생하려면 결국 정부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승 왓챠 이사는 "넷플릭스나 디즈니는 전 세계에 뻗어있어 분산투자가 가능하지만 국내 OTT나 제작사는 당장 투자하는 콘텐츠 1~2개에 명운을 걸어야 한다"며 "국내 기업이 실패를 감당할 수 있도록 제도와 정책으로 보완이 필요한데 지금은 전혀 되어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자 세액공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 세액공제가 이뤄져야 미디어 콘텐츠 업계 외부에서 콘텐츠에 투자하도록 유도할 수 있어서다. 이는 또 세액공제를 위해 투자하려는 곳이 있으면 제작사나 OTT 같은 콘텐츠 플랫폼은 투자 유치를 위해 노력하게 만든다. 이런 구조가 갖춰져야 콘텐츠 투자가 선순환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자금수혈을 위해 IP를 넘기는 제작사도 나온다.

펀드운용사나 은행도 미디어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해 투자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다만 그전에 정부 모태펀드 정책목적의 유연화와 미디어 콘텐츠 정산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허윤석 대성창업투자 이사는 "펀드를 결성할 때 정하는 정책 목적을 유연하게 운영해야 한다"며 "메타버스 펀드라고 하면 메타버스 기술인 혼합현실(XR) 기술이나 블록체인 기술을 떠올리기 쉽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기술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콘텐츠도 일방향에서 쌍방향으로, 롱폼에서 숏폼으로 다양하게 변할 수 있으니 정책 목표에서 포괄할 수 있도록 유연해져야 한다"며 "기업공개(IPO)도 기술특례상장 심사가 기술기업 기준으로 심사하는데 콘텐츠 기업에 맞는 심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성희 IBK기업은행 문화콘텐츠금융부 부장도 "금융기관 중 문화콘텐츠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곳은 기업은행뿐인 이유는 콘텐츠 업계 정산에 투명성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다"며 "정산의 투명성이 원활해지면 자본 속성상 자금 선순환이 이뤄지기 마련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정렬 과기정통부 방송정책진흥관은 "정부에서 제작비를 지원하는 평균 단가를 조사해봤더니 3억원쯤이다"라며 "최근 제작비가 올라 3억원은 지원한다고 하기도 무색할 정도로 적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부의 직접 제작 지원은 한계가 있으니 다양한 다른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제작비가 계속 올라 힘들다는 말이 많은데 비용을 유발하는 규제는 논의해서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이번 간담회도 많은 이야기가 나왔는데 많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날까지 열심히 하겠다"며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관계부처와 제도 개선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