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아이콘으로 각광받던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의 매각 작업이 장기화 되고 있다.

아이엠(i.M) 택시를 운영하는 진모빌리티가 유력한 새 주인 후보로 떠올랐지만 협상이 길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양한 기업들이 새로운 인수자로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리스크를 안고 있는 타다를 인수할 수 있는 여력 , 인수 이후 사업성 등을 고려해볼 때 쉽게 새 주인을 찾는 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타다' 운영사 브이씨엔씨(VCNC)와 ‘아이엠(i.M) 택시’를 운영하는 진모빌리티의 합병 협상이 속도가 나고 있지 않다. 2월 두 회사의 합병 협상 소식이 알려졌지만 이후 이렇다 할 결과물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타다 넥스트 차량. / 타다
타다 넥스트 차량. / 타다
진모빌리티 관계자는 "협상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타다 매각 작업이 진척이 없자 티맵모빌리티와 우버의 합작사 ‘우티’, 공유 마이크로 모빌리티 플랫폼 ‘스윙’,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소프트웨어 전문 자회사 ‘포티투닷’ 등이 타다 인수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다양한 후보군이 언급됨에도 불구하고 관련업계에서는 타다의 매각작업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우선 위에 언급된 기업들이 지속적인 적자를 내고 있는 타다를 인수할 경우 발생하는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을 만큼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분석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진모빌리티는 지난해 ▲매출 217억9238만원 ▲영업손실 13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285.1%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기에 현금유동성도 악화된 실정이다.

스윙의 경우 지난해 1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아직까지 규모가 크지 않은 기업이다. 포티투닷도 아직까지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포티투닷의 지난해 말 기준 결손금액은 1221억원에 이른다.

이에 더해 3개사 모두 타다 인수설에 대해 선을 그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모르는 이야기다"고 말했으며, 스윙 관계자는 "알아 본 것은 맞지만 지금은 물러난 상황이다"고 전했다. 포티투닷 관계자도 "인수설은 사실이 아니며 인수전 참전 계획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수 후 사업성 역시 타다 인수 작업이 장기화되는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타다의 경우 택시를 통해 수익을 내는 단순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운영에 투입되는 비용에 비해 수익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즉 타다의 사업구조가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타다 인수를 통해 신사업을 구상해야 하지만 이 역시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대부분의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자들이 지향하는 방향이 MaaS(통합이동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미 선도 기업들이 존재해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영업 중인 타다 차량. / 뉴스1
영업 중인 타다 차량. / 뉴스1
한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모빌리티 업계가 타다를 인수하는 것은 매력적이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며 "타다의 사업영역이 협소하기 때문이다. 또 규제산업인 택시로 수익을 창출하는데 한계가 있어 대수를 늘리기 위한 인수가 아니라면 굳이 인수할 이유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토스처럼 모빌리티에 금융을 결합시키는 사업모델 등 미래 사업 전략이 명확한 기업이 인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며 "그렇지 않으면 지금과 같은 상황이 다시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또 다른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타다가 다양한 기업과 매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며 "다만 높은 매각 대금, 미래 사업성 등을 두고 고심하거나 포기하는 기업들이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타다를 인수하겠다는 기업이 쉽게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매각 작업이 길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타다 관계자는 "합병 관련해서 검토중인 것은 맞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단계고 마무리 시기가 언제라고 이야기하기 어렵다"며 "기업간 시너지 및 혁신을 위한 조건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