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남자들 사이에서 귀 아래까지 내려오는 단발머리가 유행한 적이 있다. 아버지, 삼촌의 젊은 시절이었던 70년대, 단발머리는 유행을 따르는 사람이라면 꼭 해봐야 하는 아이템이었다. 모니터도 시대마다 유행이 있다. 인치 수가 달라지고, 디자인이 달라졌다. 물론 성능도 점점 업그레이드 되는 변화를 가져왔다.

그렇다면 올 한해 모니터 시장을 주도할 트렌드는 무엇일까? 지난해 이어 2011년에는 어떠한 모니터가 인기를 끌지, 다나와에서 거래되는 모니터 판매 추이를 비롯하여 업체 관계자의 이야기를 통해 그 요소를 짚어봤다.

10개 중 8개 모니터가 'LED백라이트'

올해는 LED백라이트를 탑재한 모니터의 수요가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서서히 모니터 백라이트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던 LED는 현재 50%를 넘어 고공행진 중이다. 친환경 초 절전 소재로 꼽히면서 LED는 2010년 하반기부터 큰 인기를 얻었고, 그러면서 기존에 이용되어 오던 CCFL백라이트 점유율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현재 다나와에서 거래되고 있는 인기 모니터 10개 중 8개는 LED백라이트 모니터다.

이에 따라 업계 분위기도 LED백라이트를 채용한 모니터를 주력으로 내놓는다는 입장이다. CCFL백라이트 생산량을 줄이고 LED모니터만 출시한다고 밝힌 업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 업체는 LED백라이트만 제조하는 공장을 설립할 계획까지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각 백라이트마다 장 단점이 있어 무조건 LED제품이 우수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CCFL 백라이트의 장점인 응답속도와 명암비를 살짝 포기하면, LED제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더 많다. LED모니터는 빛을 고르게 분산, 색 표현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전력량이 낮아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다. 디자인도 CCFL과 비교해 무척이나 슬림해, 책상 위 배치가 자유롭다. 응답속도와 명암비도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개선됐다.

누워서도 영화보기 좋은 '광시야각 패널' 인기 급상승

패널에 대한 이슈도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하반기부터 소비자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IPS패널 때문인데, IPS패널은 아이폰을 비롯한 애플의 모바일 제품에 들어가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아니 애플의 CEO인 스티브잡스가 LG의 IPS패널이 탁월하다고 극찬하면서, 모니터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IPS패널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현재 다나와 인기순위 1위 모델도 LG IPS패널을 장착한 LG모니터이며, 그 외 S-IPS패널을 탑재한 다른 모니터들도 소비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 IPS패널을 탑재한 LG전자 플래트론LED IPS236V-PN은
빠른 속도로 인기순위 1위로 올라섰다.

▲ 광시야각 패널은 상하좌우 어디서 봐도 색에 대한 변화가 없다.

반면 또 다른 광시아각 패널인 VA모니터는 상대적으로 위축된 모습이다. 178도의 시야각을 제공하는 IPS패널과 마찬가지로 VA 패널도 상하좌우 어디에서든지 색을 고르게 표현, 최근에 출시되는 모니터에 많이 탑재되고 있다. 하지만 IPS와 비교해 가격이 높다는 이유, 아직 VA패널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 소비자들로 인해 저조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의 IPS패널이 광시야각을 대표하는 패널로 인식되면서 상대적으로 VA패널이 빛을 못 얻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VA패널 모니터를 출시하려 했던 업체는 출시일자를 미루는 등 마케팅 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진다.

모니터 구입 전에 광시야각 패널을 채용했는지, 2011년 모니터를 구입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됐다.

'낮은 소비전력이냐, 전력량 높은 광시야각 패널이냐'

LED백라이트는 슬림한 디자인뿐 아니라 소비전력을 낮추는데도 큰 공헌을 세웠다. LED백라이트를 단 모니터 대부분이 50W를 넘지 않는 소비전력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오래도록 PC를 켜놓는 사용자에게는 전기요금 많이 아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최근에 나온 LED모니터의 소비전력은 평균 30W이며, 20W의 소비전력을 보여주는 것도 꽤 많다.

하지만 소비전력이 다소 높은 IPS패널 등과 같은 광시야각 제품이 최근에 인기를 끌면서 '낮은 소비전력과 광시야각 패널 사이에서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기 시작했다. 상태적으로 IPS패널은 TN패널에 비해 전력을 낮추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IPS패널을 단 모니터는 보통 60W가 넘는다.

LED모니터를 구입하는 것 자체가 소비전력을 낮추는 일이었던 기존 구매 포인트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현 유저들은 소비전력에 대한 이득보다 IPS패널에서 얻을 수 있는 광시야각의 자유로움을 더 많이 선호하고 있다. IPS패널과 비교해 소비전력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23인치/ 24인치 모니터? 27인치도 괜찮네~

모니터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인치 수다.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모니터의 인치 수는 23~24인데 최근에는 27인치 제품이 등장, 소비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23인치도 크다고 고개를 갸우뚱했던 지난 연초와 다르게 27인치라는 거대한 인치 수를 소비자들이 너무나도 잘 받아들이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27인치가 부담스러워 가정에서는 잘 구입하지 않았는데, 올 초에는 일반 컨슈머 시장의 수요도 더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치 수가 조금씩 커지면서 소비자의 눈이 달라진 것인데, 이러한 시장 분위기로 보아 2011년에는 23~24인치와 27인치 모델 모두가 사랑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다나와 인기순위 10위 안에 드는 27인치 모니터 퍼스트 FSM-270HV LED

CD두께를 거론할 정도의 '슬림한' 두께

올 초까지 두께 경쟁이 벌어질 만큼 모니터 시장에서 '슬림'은 하나의 이슈가 됐다. 손가락 마디 정도만 되도 책상 위에 올려놓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음에도, 모니터 업체는 15mm에서 12mm, 그 보다 더 얇은 모니터를 출시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CD 6장을 포갠 것과 같은 7.2㎜ 제품을 내놓으면서 다이어트 전쟁의 종결자로 나섰다.

슬림한 디자인은 LED백라이트를 탑재하면서 가능해졌다. 빛을 발산하는데 또 다른 부품이 필요했던 CCFL백라이트 제품과 다르게 LED는 자체적으로 빛을 내는 일이 가능해 모니터를 더 얇게 디자인할 수 있다. 또한 단자를 끼우는 보드를 모니터 뒷면이 아닌 스탠드 등과 같은 본체 이외의 곳에 달면서 모니터 본체는 더 얇아졌다. 10mm아래의 제품 대부분이 그러한 기술을 이용했다. 단자를 모니터 뒷면이나 측면에 달게 되면 단자를 끼우는 그 부분만큼 더 두꺼워져야 한다.


▲ 현재 출시되고 있는 LED 모니터는 CCFL과 비교해 1/3 가량 얇다. 사진은 LG가 내놓은 7.2㎜ 두께의 모니터다.

IT조선 정소라 기자 ssora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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