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첨단 제품을 미리 만져보고 근미래의 트렌드를 점쳐볼 수 있는 IT 박람회는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인기 있는 전시회다. 세계 3대 IT 관련 전시회인 미국의 CES, 독일의 CeBIT, 대만의 컴퓨텍스는 수십만 명의 관람객이 찾아 문전성시를 이룰 만큼 그 규모가 크다.

이런 인기 있는 IT 전시회의 주 축을 이루는 것은 단연 삼성전자와 LG전자. 어떤 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부스만 봐도 절반은 본 셈"이라고까지 말한다. 하지만 정작 국내에서 개최하는 IT 박람회인 '월드IT쇼(이하 WIS)''와 '한국전자전(KES)'는 연초에 성대하게 개최하는 국제적인 전시회의 '재탕'인 경우가 많다.

올해에도 2011년 5월 11일(수)부터 5월 14일(토)까지, 삼성동 코엑스 홀 A(1층)와 홀 C, D(3층)에서 WIS가 열린다. 하지만 이미 1월달에 열린 CES에 공개됐던 제품들 대부분이 고스란히 등장한 탓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부스에는 눈길을 확 사로잡을 만한 제품이 없었다.

<> 작년과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은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들이 즐겨 찾는 제품이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부스 대부분을 채운 것은 디스플레이 기기. 3D TV와 스마트 TV를 전면에 내세우며 수십 대씩 TV를 설치해 놓았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부스는 몇 년째 변화 없이 동일한 형태이며 LG전자 또한 지난 4월 2일 가졌던 '시네마 3D 페스티벌'과 유사하게 꾸며놓은 모습이다.

<> 3D로 진행한 LG 부스의 스타크래프트 Ⅱ 대회.
중앙의 거대한 디스플레이도 3D 영상이다.

<> LG전자는 자사의 주력 모델인 LW5700 시리즈와
LW6500 시리즈를 통해 '눈이 편한 3D TV' 알리기에 주력했다.

<> 5mm에 불과한 테두리의 디자인은 가히 '예술'이라 불릴 만하다.
삼성전자의 극도로 얇은 프레임 디자인과 예술 작품과의 조화.

물론,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의 솔루션이나 초대형 옥외 디스플레이, 터치 전자칠판 등 여러 가지 볼거리들을 늘어놓았지만 그 규모는 극히 작았다.

<> 기업 서버, 워크스테이션, 블레이드 PC를 호스트로 LAN/WAN
망을 통해 가상 컴퓨팅을 실현하는 LG전자의 컴퓨팅 솔루션.

<> LG전자가 작년 72인치 LED TV를 선보인 데 이어, 삼성전자가 75인치
LED TV를 선보여 TV 화면 크기 경쟁이 다시 한 번 불 붙게 되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75인치로 국내에서 판매하는 제품 중 가장 큰 크기의 LED TV를 선보였지만 정작 기대를 모았던 갤럭시탭 10.1, 8.9 같은 기대작은 공개하지 않았고 철 지나 '덤핑' 판매되고 있는 갤럭시탭 7인치 제품을 다수 전시했다. 스마트폰의 경우도 여러 매체들을 통해 리뷰가 공개된 갤럭시 SⅡ 이후의 모습이 공개되지 않아 아쉬움이 컸다.

<> 무선 프린팅 기술 등 다양한 스마트 오피스 제품들이 전시됐다.

<> 모바일 화상회의를 위한 솔루션

<>친환경은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IT
전시회에서 친환경 제품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LG전자는 옵티머스 3D 스마트폰이 전시됐지만 옵티머스 패드 같은 기대작들은 공개되지 않았다. 오히려 스타크래프트 2 게임 대회를 자사의 FPR 3D TV와 모니터를 사용해 진행하고, 2010년 1월에 공개했던 CF3D 프로젝터를 또 공개하면서 3D에 집중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 3D 영상 촬영(사진, 동영상)이 가능하고, 직접 촬영한 이미지들을
3D TV로 재생하는 기능을 갖춘 LG전자의 스마트폰 '옵티머스 3D'.

<> 아직은 엉성해 보이지만 비교적 자연스럽게 걷거나 춤을 추는
2족 보행 로봇들을 보노라면 '스타워즈' 시리즈의 3PO가 떠오른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외에는 KT와 SKT가 와이파이, 4G 통신과 방송을 접목하는 첨단 통신 기술과 제품 시연을 선보이며 주목을 끌었다.

<> 개그맨 박휘순을 초빙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SK텔레콤.

한편, 삼성전자, LG전자, KT, SKT를 제외한 여러 중소기업들의 제품들이 전시된 1층 홀 A는 무인 공중 비행 기기, 2족보행 로봇, IT와 융합한 첨단 의료장비와 군사장비 등 독특한 제품들이 다수 공개됐으나 일반인들의 관심을 크게 끌기에는 부족한 감이 없잖아 있었다.

<> 군사용 장비들도 출품돼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Get IT Smart'를 주제로 생활을 변화시키는 똑똑한 IT 기술을 보여준다는 취지로 야심차게 개막한 WIS. 세계 IT 업계를 이끄는 가전사들이 위치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IT 쇼임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제품 공개 없이 해외에서 공개한 제품들의 재탕에 그친다면 지금보다 큰 전시회로 성장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IT조선 이상훈 기자 tearhunte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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