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는 단연 ‘LTE’다. SK텔레콤은 지난 1월 31일 부로 가입자 수 100만 명을 돌파했으며, LG유플러스는 지난 9일 91만 명을 돌파했다. 뒤늦게 LTE 서비스에 합류한 KT를 제외하더라도, 이미 200만 명 고지에 올라선 셈이다.

 

전국망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된 4G LTE는 요금제를 비롯,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어떤 통신 세대보다 빠르게 가입자를 늘려가고 있다. 제조사가 공개한 1월 판매 현황에 따르면, 휴대폰 구매자의 51%가 LTE폰을 선택했다.

 

이렇듯 무서운 속도로 시장을 점령해가고 있는 LTE의 강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압도적인  ‘속도’ 때문이다.

 

LTE의 이론상 최고 속도는 다운로드 75Mbps, 업로드 37.5Mbps다. 기존 3G 대비 다운로드는 최대 5배, 업로드는 7배 빠르다는 것이 LTE의 가장 큰 자랑거리다. 그러나 이론상 속도인 만큼, 사용자들은 진짜 속도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검증’을 원한다.

 

LTE 속도는 LG유플러스가 1위

 

최근 휴대폰 전문 사이트 세티즌에서는 통신속도 측정 앱 ‘벤치비’를 통해 사용자가 직접 측정한 전국 LTE 평균 속도 및 테스트 지점이 나와있다. 측정된 테스트 결과는 SK텔레콤 약 18만 건, LG 유플러스 17만건으로 신뢰도가 높다.

 

 

▲  2011.12.01~2012.2.7 전국 LTE 속도 측정 현황 (이미지 출처 : 세티즌)

 

여기에는 이통 3사의 LTE 커버리지 현황까지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데이터가 측정된 지역 현황을 통해 이통3사의 4G망 확보가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전국 84개 도시에 이어 현재 군읍면 지역과 지방국도로까지 LTE망을 구축했다. SK텔레콤은 서울경기를 비롯해 대구, 대전, 전주, 광주, 부산, 울산, 제주 등 주요도시를 중심으로 커버리지를 확대해가고 있는 모습이다. KT는 아직 커버리지 확보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만 벤치마크 결과가 나와 있다.

 

▲ 2011.12.01~2012.2.7 벤치비로 측정한 LTE 평균 속도 결과 (자료 출처 : 세티즌)  

 

현재까지 실시간으로 수집된 데이터에 따르면, LTE 커버리지 확보에서 앞선 LG유플러스가 평균 속도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LG유플러스의 LTE 다운로드 평균속도는 24Mbps, 업로드는 11Mbps였다. KT와 SK텔레콤의 다운로드 평균속도는 19Mbps로 동일하지만, 업로드 속도는 KT가 조금 더 앞서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이통사들이 그 동안 홍보해 온 LTE의 평균 속도 30~40Mbps와는 일부 차이가 있다.

 

벤치마크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차지한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해당 결과를 토대로 향후 속도 개선을 위한 참고 자료로 활용할 것”이라며 인정하는 분위기다. “벤치비를 통해 측정한 LTE 결과는 GPS 정보가 반영되며 이번 대동여지도의 경우 고객들의 자발적 참여로 20만 건 이상의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SK텔레콤과 KT는 측정 결과에 반신반의하는 입장이다. SK텔레콤 측은 “무선 환경은 시간과 장소에 따라 변화가 큰데, 특정 장소에서 측정한 결과를 가지고 전체 품질을 가지기엔 무리가 있다”며 이번 테스트 결과가 객관적인 자료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KT 측은 “LTE 서비스 시작이 타사보다 늦었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 속도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자사의 다운로드 속도가 SK텔레콤과 동일하며, 다운로드 속도는 더 빠르다는 점을 예로 들며 “반년 가량 상용화가 늦었던 KT가 LTE WARF의 가상화 기술로 경쟁사의 속도를 따라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용자 수에서 SK텔레콤이 절대적으로 더 많음을 감안하면 단순히 KT의 입장을 옹호하기는 어렵다.

 

이통3사 모두 기대보다 낮은 LTE 속도 측정값에 대해 ‘개선의 여지’가 있음을 밝혔다. 아직까지 서비스가 최적화 되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자사의 특화된 기술력을 통해 현재보다 향상된 속도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통사들, LTE 품질 어떻게 책임지나?

 

LTE의 핵심은 ‘속도’다. 이통사들은 단순한 브랜드 홍보를 넘어 ‘속도 경쟁’을 시작하고 있다. 3사 모두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독자적인 서비스 전략을 미리 세워둔 상태다.

 

SK텔레콤 측은 “2013년 1일 1페타바이트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시한 히든 카드가 바로 '페타(PETA) 솔루션'이다. 이는 사용자에게 속도, 용량, 안정성 등 모든 면에서 월등한 품질의 네트워크를 제공하기 위해 적용되는 망 운용 기술을 의미한다.

 

우선 LTE 펨토셀(초소형 기지국) 적용을 통해 사무실, 가정, 학교 등에 LTE 핫존을 구축해 실내 공간에서도 차별화된 LTE 품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LTE 전국망 구축 시 ‘업그레이드 중계기(UR, Upgraded Repeater)’ 100만개를 통해 인빌딩(In-Building)/지하 등 전국 어디서나 탄탄하게 구축된 LTE 통신 커버리지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기존 2G와 3G망에서 단순하게 커버리지 확장용으로 쓰이던 광중계기에 LTE망과 연결하는 딜레이 이퀄라이(DE) 장비를 추가하는 등 초고속 LTE 망에 적합하도록 업그레이드해 통화품질 유지에 힘쓴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어드밴스드 스캔(Advaced SCAN)기술을 통한 9섹터 기지국 협력 통신 기술을 도입해 안정적인 네트워크 품질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LTE 전국망과 와이파이망을 결합한 All-IP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하고, 이를 ‘FAST(First All-IP Seamless Total network)’로 명명했다. ‘FAST’는 IP를 기반으로 서로 다른 망들을 통합한 구조로 만들어 음성, 데이터, 영상 등을 통합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100Mbps 유무선 네트워크다. LG유플러스는 유선, 무선, 이동통신이 모두 IP화 될 경우 음성과 데이터의 결합형 서비스, 클라우드 기반의 N스크린 서비스, M2M 서비스 등이 보다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품질 개선을 위해서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지난 1월, 6천 여명에 이르는 전 LG유플러스 임직원들에게 LTE폰을 지급해 직접 품질을 체험하고 문제점을 신고하도록 했다. 임직원들이 LTE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발견한 문제점을 즉시 신고할 수 있도록 ‘U+ 품질 일사천리’ 앱을 배포해 실시간으로 접수를 할 수 있고 이에 대한 개선이 이루어진다.

 

KT 역시 ‘LTE WARF’라는 가상화 기술을 적용해 빠르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LTE WARF는 트래픽 상황 및 가입자 분포에 따라 기지국의 지역별 용량을 자유롭게 조절하는 신기술로, 마치 고속도로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차선을 더 늘리고 가변차선을 운용하는 것과 유사한 개념이다.

 

여기에 이미 구축되어 있는 3G CCC(Cloud Communication Center) 기지국에 간단히 LTE 장비만 추가하면 바로 LTE WARP가 구축되는 ‘플러그 인(Plug-in)’ 방식을 적용한다. 기존 3G CCC의 무선 시설과 풍부한 광코어를 LTE에서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최단 기간에 빠른 속도로 전국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전국망은 기본, 이제는 LTE 품질 경쟁

 

올 초 이통사들은 전국망 확보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가장 앞서가고 있는 LG유플러스를 필두로, SK텔레콤과 KT가 따라가고 있는 형세다. 사실상 전국망 확보는 순서의 차이가 있을 뿐 시간의 문제지만, 국토 전체에 LTE 망을 설치하겠다는 LG유플러스가 가장 빠른 모습이다. 전국망 구축 후 이통사들은 본격적인 ‘품질 경쟁’을 시작한다.

 

벤치비 앱을 통해 집계된 세티즌의 ‘LTE 속도 자료’는 절대적인 근거가 될 수는 없겠지만, 이 자료만으로 평가하자면 현재의 LTE 품질은 사용자들을 만족 시키기엔 부족한 수준이다. 애초에 홍보했던 LTE의 이론상 속도에도 한참 못 미칠뿐더러, 이통사별, 지역별 편차가 심하기 때문이다.

 

▲ LG유플러스의 전국 84개시 LTE 속도
( 자료 제공 - LG유플러스 )

 

LG유플러스는 전국망 확보에서 앞서가는 만큼, 이통3사 중 가장 안정적인 속도를 구현하고 있다. 의아한 점은 LTE 가입자 100만 명을 돌파한 SK텔레콤이 이제 막 망 구축에 들어간 KT와 비슷한 속도로 집계되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다운로드 속도는 KT가 미세하게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LTE 가입자를 공개하지 않은 KT는 측정된 데이터 개수가 1548여 개에 불과해, 초반 가입자 유치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예측마저 나오고 있다.

 

물론 전국망 구축 조차 안된 상태에서 ‘품질’을 논하는 건 조금 이를 수 있다. 이통사들은 “아직 ‘LTE 최적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LTE 서비스에 가입한 고객이 벌써 200만 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품질 문제를 나중으로 미룰 수만은 없다.

 

LTE로 새로운 기회를 잡은 LG유플러스와 국내 최대 이통사인 SK텔레콤, 그리고 경쟁사보다 늦었지만 빠르게 WARF 하겠다는 KT의 LTE 시장 경쟁은 향후 ‘품질 경쟁’ 이슈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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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조선 이진 기자 miffy@chosunbiz.com / 하경화 기자 h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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