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이상훈 기자]LG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정수기 냉장고’의 유지비용을 놓고 본사는 물론 고객상담실과 대리점간 서로 엇박자를 내면서 소비자들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8월 냉장고와 정수기가 결합된 정수기 냉장고를 공식 출시했다. 당시 LG전자는 “정수기 냉장고는 정수기 따로, 냉장고 따로 구입하지 않아도 돼 가격이 저렴하고, 공간도 적게 차지하며 전기료도 적게 나간다”는 장점을 적극 내세웠다.

 

 하지만 LG전자 정수기 냉장고의 유지비용이 꽤 많이 나갈 뿐만 아니라 본사-고객상담실- 대리점간 설명이 서로 달라 소비자들의 혼란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정수기 냉장고 1년 유지비는 22만 6800원

 

▲ LG전자의 '케어' 서비스는 월 1만 8900원의 이용료를 내면 2개월마다 서비스 직원이 방문해 필터 교체, 수조 소도 등을 해주는 서비스로 정수기 업체의 렌탈 서비스와 비슷하다.(사진=LG전자 홈페이지)

 

  우선 유지비용을 살펴보면, LG전자는 정수기 냉장고를 구입하면 월 1만 8900원의 ‘케어’ 서비스 비용을 내도록 유도한다. 이 금액은 일반 정수기 회사의 렌탈비와 비슷한 것이다. 소비자가 월 1만 8900원씩 추가로 납부하면 전문 서비스 관리사가 2개월에 한 번씩 소비자들의 가정을 방문해 필터 교체, 수조 살균소독 등을 해주도록 되어 있다.

 

이 비용이 연간 22만 6800원씩 소요된다. 10년간 사용한다고 가정할 경우 220만 원이 넘는 비용이 정수기 냉장고 유지비용으로 나가는 셈이다. 786리터 크기의 정수기 냉장고 온라인 최저가격이 200만 원대 초중반인 점을 감안하면, 거의 냉장고 구입비용만큼 유지비용이 나간다고 볼 수 있다.

 

 

필터 직접 구매·교체할 수 있지만 수조 청소는 미지원

 

▲ 서비스 센터와 대리점이 얘기하는 필터 교체주기의 차이가 커 정확한 설명이 요구된다.(사진=LG전자 홈페이지)

 

 

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에 대해 LG측에 문의해 봤다. LG전자 서비스센터 측에서 필터를 직접 구입해 교체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수기 냉장고에는 잔류 염소와 중금속을 제거하는 프리카본 필터, 미세 입자를 제거하는 멤브레인 필터, 마지막으로 냄새와 중금속을 제거하는 포스트카본 필터 등 총 3개의 필터가 사용되는데, 직접 구매해 교체할 경우에는 연간 케어 비용보다 저렴하다는 것이다.

 

LG전자 서비스센터 상담사는 필터 3개의 교체주기가 6개월/12개월/6개월이며, 필터 구입비용은 6개월짜리가 3만 3000원, 12개월짜리는 3만 8500원이라고 말했다. 즉 1년간 총 5개의 필터를 교체하는데 발생하는 비용은 17만 500원이며, 정기적인 케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보다 연간 5만 6300원을 절약할 수 있게 된다. 정수를 많이 이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필터 교환주기를 좀 더 길게 잡아도 돼 비용은 더 절약할 수 있다.

 

하지만 필터는 직접 구입해 교체할 수 있지만 스테인리스 수조 청소는 소비자가 직접할 수 없다는 단점이 발생한다. 서비스센터 직원은 “스테인리스 수조의 살균소독은 고객이 직접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전기분해 하는 전용기계가 있고, 그 기계는 렌탈(케어) 부서에서 관리하므로 인위적으로 출장 청소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결국 세균 걱정없이 깨끗한 물을 마시기 위해서는 월 1만 8900원짜리 케어 서비스를 이용해야만 하는 셈이다.

 

 

본사와 대리점간 서비스 조건과 필터 교체주기 서로 달라 ‘혼란’

 

▲ 냉장실 하단 뒤쪽에 마련된 스테인리스 수조. 케어 서비스를 이용하면 서비스 직원이 2개월마다 방문 소독해준다. 하지만 케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이들을 위한 소독방법은 모호한 상태다.

 

 

반면 LG전자측은 서비스센터의 설명과 달랐다. LG전자 홍보팀 관계자는 “상담하는 사람이 내용을 잘 모르고 얘기한 것 같다”면서 “전기분해 살균소독 서비스도 3만 원을 내면 출장해서 소독해주며 필터를 2개 이상 한 번에 구매할 경우 수조 살균소독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한다”고 말했다.

 

LG전자 본사 관계자의 설명이 옳다면 케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소비자가 직접 필터를 교체함으로써 정수기 냉장고의 유지비용을 상당히 줄일 수 있게 된다.

 

LG전자 관계자의 설명이 정확한지 확인하기 위해 LG전자 본사 내에 위치한 LG트윈타워 베스트샵과 플래그십 스토어인 학동 베스트샵(강남본점), 베스트샵 서초점, 베스트샵 부평점 등에 문의해봤다.

 

하지만 LG전자 대리점들의 설명은 제각각이었다. 트윈타워 베스트샵에서는 스테인리스 수조 청소를 하는 데 2만 원~2만 5000원 정도를 내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고, 베스트샵 서초점은 필터 교체비용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는 듯했다. 수조 청소는 가능하지만 비용이 많이 나온다며 월 1만 8900원씩 내고 주로 케어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전했다.

 

베스트샵 부평점은 아예 정수기 냉장고 구입 시 케어 서비스를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점포 직원은 “(케어 서비스를) 1년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주문이 들어가게 시스템 돼 있다”고 설명했다. 필터 교환은 그 이후에 가능하며 수조 청소방법은 알지 못하니 서비스센터나 헬스케어 사업부에 문의하라고 말했다.

 

▲ 냉장실 한쪽에 마련된 정수기용 3단계 필터. 레버를 돌리고 잡아당기는 것만으로 쉽게 교체할 수 있다.

 

 

베스트샵 강남본점도 정수기 냉장고 주문 시 (케어 서비스) 1년은 의무약정이라고 설명했다. 1년 후에는 소비자가 마음대로 필터를 구입해 교체할 수 있다고 했지만 필터 교체주기가 서비스 센터의 설명과 달랐다. 강남본점 직원은 “필터는 3가지 종류가 있다. 6개월/12개월/24개월 주기로 교체해야 한다. 3가지 필터를 교체하는 데 20만 원 정도 든다”고 말했다. 앞서 6개월/12개월/6개월이라 설명한 것과 큰 차이를 보였다.

 

수조 청소에 대해서는 “받을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이 직원은 “전기분해 소독은 케어서비스 이용자만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본사 홍보팀과 다른 베스트샵에서 유료로 가능하다고 한 것과는 차이가 나는 것이다.

 

 

소비자가 혼동하지 않도록 정확한 상품정보 알려줘야

 

▲ 정수기 냉장고는 정수기와 냉장고를 합침으로써 공간을 적게 차지하고 편리해졌지만 관리 방법과 유지비용이 명확하지 않아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다.  

 

정수기 냉장고는 정수기와 냉장고 2가지 기능을 모두 제공하는 만큼 가격도 비싼 편이고 추가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유지비용이 발생한다. 따라서 구체적인 구입비용과 서비스 이용료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 이뤄져야 한다.

 

LG전자가 소비자가 냉장고 구입 후 1년간 의무적으로 케어서비스를 이용해야만 하는 것인지, 필터의 교체비용이 서비스센터에서 말한 것처럼 6개월/12개월/6개월마다 교체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는다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나 다름없다.

 

생활가전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을 표방하는 LG전자가 생활가전 제품에 대한 서비스 교육을 어떻게 실시하고 있는 지 궁금하다.

 

이상훈 기자 hifidelit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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