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한 스마트폰이라도 이동통신사가 다르면 배터리 사용 시간에 차이가 난다.

 

5일(현지 시간) IT매체인 ‘랩톱매거진’이 미국 4대 이동통신사의 스마트폰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위 사업자인 T모바일에 가입된 스마트폰의 배터리 사용 시간이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체가 동일해도 이동통신 사업자가 다르면 배터리 사용 시간에 큰 차이가 생긴다는 것이다.

 

랩톱 매거진은 이번 실험을 위해 삼성전자의 갤럭시 S5와 S4, 대만 HTC의 ‘원 M8’와 ‘원 M7’을 대상으로 배터리 사용 시간을 측정했다.

 

이번 실험을 위해 랩톱 매거진은 블루투스, NFC, 와이파이 기능을 끄고 50개의 가장 대중적인 인터넷 사이트를 집중 적으로 서핑하도록 설정했다.

 

한 페이지에 머무는 시간은  60초로 제한했다. 디스플레이의 밝기는 150니츠(nits)로 동일하게 설정했다. 수신 감도 안테나의 ‘막대기(bar)’도 최소한 3개 이상으로 했다. 안테나 수신 감도가 떨어지면 배터리 소모량이 많을 거라는 가정에서다.

 

 

실험 결과 동일한 삼성전자 갤럭시 S5제품인데도 배터리 사용시간은 T모바일(10시간 57분), AT&T(9시간 28분), 스프린트(8시간 34분), 버라이즌(7시간 30분) 등으로 차이가 났다. T모바일과 버라이즌간에는 무려 3시간 이상 배터리 사용 시간에 차이가 있었다.

 

HTC ‘원 M8’의 경우는 T모바일(10시간 50분), 버라이즌(9시간 52분), 스프린트(9시간 26분), AT&T(8시간 42분) 등이다.  갤럭시 S4와 HTC ‘원 M7’ 테스트에서도 역시 T모바일의 배터리 사용 시간이 가장 길었다.

 

최근 12개월간 평균 배터리 사용 시간은 T모바일(8시간 11분), 스프린트(7시간 34분), AT&T(7시간 26분), 버라이즌(7시간 12분) 등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봤을 때 배터리 사용 시간은 가입자 수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꼴찌 사업자의 배터리 사용 시간이 가장 길고 1,2위 사업자인 버라이즌과 AT&T는 짧다. 최근 36개월간 평균 배터리 사용 시간을 테스트한 결과에서도 T모바일(7시간 26분), 스프린트(6시간 35분), 버라이즌(6시간 31분), AT&T(6시간 26분) 등으로 나타났다.

 

 

스프린트가 LTE서비스를 늦게 도입했다는 점에서 동일한 기준을 적용했다고 보기 는 어렵지만 역시 T모바일 단말기의 배터리 사용시간이 가장 긴 것으로 조사됐다.

 

랩톱 매거진은 이번 조사의 지역적인 편차를 고려해 뉴욕과 시카고에서 진행했는데 유사한 결과값을 얻었다고 밝혔다.

 

T모바일은 다른 사업자보다 배터리 사용 시간에서 분명한 우위를 보였다.

 

그렇다면 왜 이 같은 결과가 나왔을까? 랩톱 매거진은 분명한 이유를 찾기는 어렵지만 몇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T모바일이 사용하고 있는 주파수의 효율성이 높아 데이터 송수신이 보다 효과적으로 이뤄졌다는 것.

 

아직 LTE 가입자가 다른 사업자보다 적다는 점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또 다른 원인은 T모바일의 스마트폰에 다른 사업자보다 ‘블로트웨어(bloatware)’가 적게 설치되어 있다는 점이 꼽혔다.

 

블로트웨어는 스마트폰 부팅시 쓸데없이 메모리를 많이 차지하는 소프트웨어다. 단말기에 사전 탑재된다. 이들 블로트웨어가 메모리를 많이 차지하고 배터리 소모도 많이 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T모바일 단말기는 사전 탑재되는 소프트웨어 가운데 필요하지 않은 소프트웨어가 2개에 불과했는데 버라이즌은 원하지 않는 소프트웨어가 7개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T모바일측은 “혁신적인 제품 라인업을 통해 최적의 배터리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OEM업체들과 협의하고 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배터리 사용 시간에 영향을 미치는 프로그램들이 백그라운드에서 실행되지 않도록 OEM업체들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랩톱 매거진측은 통신사별 배터리 사용 시간이 다른 점에 대해 다른 원인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결론은 스마트폰 사업자들이 매뉴얼에서 제시하고 있는 배터리 사용 시간은 통신망의 영향을 상당히 받는다는 점이다. 배터리 사용 시간도 통신사 선정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장길수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