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노동균]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모바일 혁명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것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개인 사용자들은 내 소중한 자료를 어디에, 어떻게 잘 보관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 않고 있다. 외장하드를 비롯한 개인용 스토리지는 이러한 사용자들의 요구에 맞춰 다양한 가치를 제공하는 형태로 끊임없이 진화할 것이다.”

 

▲박상인 새로텍 대표

 

박상인 새로텍 대표는 국내 외장하드 시장의 산증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외장형 스토리지라는 개념이 한국에 본격적으로 보급되기도 전인 지난 1993년 새로텍을 설립하고, 지금까지 한 우물을 고집해왔다. 20여년 전 관련 분야에서 경쟁해왔던 업체들 중 현재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이름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그런 그에게도 스마트폰 열풍은 예측하기 힘들 정도의 큰 변화였다. 당장 PC 업계가 스마트폰으로 인해 크게 위축되기 시작했다. MP3 플레이어나 PMP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기기들도 순식간에 스마트폰에 흡수됐다. 외장하드 업계도 칼바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럼에도 외장하드 시장은 현재도 여전히 건재하다. 박 대표는 “기술에 따라 그 형태는 여러 가지로 바뀔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만의 데이터를 온전히 소유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스마트폰이 기존의 많은 것들을 대체할 수는 있지만, 스토리지만큼은 대체하지 못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확산이 외장하드 시장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정확한 예측은 아니었다. 물론 클라우드 서비스는 자료를 공유하는데 유용한 도구로 부각되고 있으나, 사용자들은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저장장치로써 외장하드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렇다고 새로텍이 외장하드에만 머물러 있었던 것은 아니다. 새로운 시장 흐름을 따르고, 그에 맞춰 모바일 트렌드에 부합하는 신제품 개발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무선 외장하드, 스마트 미디어 플레이어, 보조배터리, IP카메라 등은 새로텍이 최근 전략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제품들이다.

 

외장하드는 새로운 인터페이스의 등장에 얼마나 빨리 대응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앞서 SATA2에서 SATA3로, USB 2.0에서 USB 3.0으로 진화할 때마다 새로텍은 누구보다 먼저 차세대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제품들을 출시하며 시장을 선도해왔다. 국내 맥 사용자들에게 새로텍의 썬더볼트 외장하드가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무선 외장하드 또한 아직은 초기 시장이지만,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IP카메라 또한 스마트폰의 영향력을 염두에 두고 야심차게 선보인 제품이다. 특히 네트워크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초보자도 손쉽게 설치하고,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 영상 감시가 가능하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자칫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을 갖기 쉬운 제품인 만큼, 개인 및 가정용으로 타깃을 맞춤 제품이다.

 

새로텍은 올해가 이들 새로운 제품을 소개하는 시기였다면, 내년은 시장에 본격적으로 안착하는 시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무선 외장하드에 802.11ac 무선 규격을 적용하고, IP카메라도 화소수가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4K UHD 고해상도 콘텐츠 확대에 따라 속도에 중점을 둔 전문가용 제품도 눈여겨볼 만하다.

 

박 대표는 “20년 넘게 한 분야에서 새로텍이라는 브랜드를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수적인 회사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이마저도 새로텍의 꾸준함을 반영하고 있는 증거라고 생각한다”며 “늘 도전에 직면하는 자세가 중소기업만의 특권이라 생각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제품으로 새로텍과 외장하드의 역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균 기자 yesn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