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최용석] ‘그래픽카드’하면 PC로 게임을 즐길 때 필수품이라는 인식과 화려한 3D 게임 그래픽이 떠오른다. 특히 CPU에 내장그래픽 탑재가 기본이 되면서 ‘그래픽카드=게임용 필수 장비’의 인식은 더욱 강해졌다.

이전까지 새로운 그래픽카드(GPU)가 등장할 때 마다 가장 먼저 살펴보는 것은 해당 제품의 3D 성능이었다. 3D 성능이 뛰어날수록 게임의 퍼포먼스가 향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성능’ 뿐만 아니라 ‘화질’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실제 눈으로 보는 모니터 화면에서 더욱 매끄럽고 부드러운 화질을 선사하는 기술이 주목 받고 있다. 엔비디아의 G-싱크(G-Sync)와 AMD의 프리싱크(FreeSync) 기술이 그것이다.

게임을 즐기다 보면 가끔 화면이 어긋나는 테어링(tearing) 현상이 발생한다. (자료=AMD)
게임을 즐기다 보면 가끔 화면이 어긋나는 테어링(tearing) 현상이 발생한다. (자료=AMD)

게임 그래픽이 고도화되고 각종 렌더링 및 각종 효과 등이 더해지기 시작하자 그래픽카드(GPU)의 화면 프레임 출력 타이밍이 디스플레이의 화면 재생률(리프레시 레이트; 초당 화면을 표시하는 횟수로 Hz로 표시)을 정확하게 따르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때 화면 상으로는 게임 그래픽이 어긋나거나, 잔상 및 떨림 등이 발생하면서 매끄럽지 못한 화면이 표시된다.

이러한 현상을 막기 위해 등장한 기술이 수직 동기화(VSync)다. 그래픽카드의 화면 프레임 발생 속도(프레임 레이트)를 특정 재생률에 맞춰 강제로 제한 및 고정시킴으로써 안정적인 영상을 구현하는 방법이다.

다만 이 기술은 순간적으로 그래픽카드의 화면 발생속도가 지정 재생률보다 떨어지면 오히려 뚝뚝 끊기는 화면을 보여주는 것과, 적용 시 마우스 등 입력장치의 반응속도 등이 둔화되는 등의 단점이 있다. 엔비디아 G-싱크와 AMD 프리싱크 기술은 기존 수직동기화 기능의 단점을 개선해 더욱 부드럽고 매끄러운 화면을 표현하기 위한 기술이다.

엔비디아 G-싱크와 AMD 프리싱크 기술은 'GPU와 모니터를 동기화해 테어링이나 떨림, 잔상 등을 방지한다'는 기본 원리는 같다. (자료=AMD)
엔비디아 G-싱크와 AMD 프리싱크 기술은 'GPU와 모니터를 동기화해 테어링이나 떨림, 잔상 등을 방지한다'는 기본 원리는 같다. (자료=AMD)

엔비디아 G-싱크와 AMD 프리싱크 기술은 세부적인 구현 방법에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 원리는 비슷하다. 간단히 요약 하면 그래픽카드(GPU)의 화면 발생속도와 디스플레이의 화면 재생률을 실시간으로 동기화해 타이밍 자체가 어긋남을 처음부터 예방하는 것이다.

덕분에 게이머는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그래픽카드의 화면 발생속도 변화와 상관 없이 어긋남이나 화면 떨림, 잔상 발생 등이 없는 매끄럽고 부드러운 게임 영상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양사의 G-싱크와 프리싱크 기술이 서로 상반된 방향을 추구하면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데 있다.

엔비디아 G-싱크는 전용의 모듈과 인증받은 패널을 사용한 전용 모니터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자료=엔비디아)
엔비디아 G-싱크는 전용의 모듈과 인증받은 패널을 사용한 전용 모니터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자료=엔비디아)

먼저 등장한 엔비디아의 G-싱크 기술은 그래픽카드와 모니터의 1:1 동기화를 위한 ‘G-싱크 모듈’이라는 별도의 컨트롤러와, 엔비디아가 제시한 기준을 통과한 LCD패널을 탑재한 전용의 모니터가 필요하다.

즉 엔비디아의 인증(라이선스)을 받은 모니터만이 G-싱크 기술을 지원한다. 물론 그래픽카드도 반드시 엔비디아 기반 제품이어야 한다. 또 G-싱크 모듈 탑재와 인증과정에 비용이 들어간다.

전용의 하드웨어가 필요 없고, 공개된 표준 기술인 점과 라이선스 비용이 없는 것이 '프리싱크'의 장점이다. (자료=AMD)
전용의 하드웨어가 필요 없고, 공개된 표준 기술인 점과 라이선스 비용이 없는 것이 '프리싱크'의 장점이다. (자료=AMD)

반면 올해 발표된 AMD의 프리싱크 기술은 각종 디스플레이 규격을 관장하는 ‘VESA’의 인정을 받은 ‘업계 표준 기술’로 등장했다.

즉 제조사와 상관 없이 그래픽카드나 모니터가 VESA가 지정한 규격을 준수한다면 자유롭게 도입 및 적용이 가능하다. 특히 전용의 하드웨어가 필요 없고, 업계 표준의 공개된 규격에 라이선스 비용도 없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엔비디아의 G-싱크보다 AMD의 프리싱크 기술이 훨씬 유리해 보인다. 공개된 VESA 규격만 충족시키면 자유롭게 도입이 가능한데다, 별도의 라이선스가 필요 없어 제조사 입장에서 부담 없이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롭게 업데이트된 G-싱크는 게이머들에게 정말 필요했던 기능이 추가됐다. (자료=엔비디아)
새롭게 업데이트된 G-싱크는 게이머들에게 정말 필요했던 기능이 추가됐다. (자료=엔비디아)

물론 엔비디아도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니다. 비슷한 기술이라 해도 먼저 도입한 만큼 AMD의 프리싱크에는 아직 없는 신기술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지포스 GTX 980Ti’의 출시와 함께 공개된 G-싱크 기술의 업데이트 내용은 게임 마니아라면 상당히 솔깃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업데이트로 인해 G-싱크가 새롭게 지원하는 기술은 크게 3가지다. ▲창(윈도)모드에서의 지원 ▲다중 모니터 환경에서의 지원 ▲다중 그래픽(SLI) 환경에서의 지원이 그것이다. 모두 게임 마니아들이 가장 필요로 하던 핵심 이슈다.

데스크톱보다 더욱 전망이 밝은 노트북에서도 G-싱크를 지원하게 됐다. (자료=엔비디아)
데스크톱보다 더욱 전망이 밝은 노트북에서도 G-싱크를 지원하게 됐다. (자료=엔비디아)

그뿐만이 아니다. 게이밍 노트북 시장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바탕으로 노트북에서도 G-싱크를 지원한다. 특히 노트북의 경우 값비싼 전용 모니터가 없어도 G-싱크 기술을 통한 화질개선 효과를 맛볼 수 있어 더욱 기대가 크다. G-싱크 지원 게이밍 노트북은 올해 하반기부터 주요 제조사들을 통해 순차적으로 등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