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벤처 1세대 ‘주연테크’ 경영권 이전 향방은?

노동균 기자
입력 2015.09.07 17:43 수정 2015.09.08 00:37

[IT조선 노동균] 국내 PC 업계의 벤처 1세대로 유명한 27년차 중견 업체 주연테크(대표 이우정)가 최근 광통신 부품 업체 우리로(대표 박세철)에 인수되면서 체질개선을 위한 경영권 이전과 사업 다각화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우리로는 자회사 씨제이에스와 함께 주연테크 창업자인 송시몬 씨로부터 주연테크 주식 950만5047주를 115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에 사인했다. 전체 인수분 중 우리로가 867만7047주를, 씨제이에스의 김장수 대표가 82만8000주를 각각 보유하게 된다. 이로써 우리로는 주연테크 지분의 20.23%를 확보, 주연테크의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김장수 대표의 지분까지 합치면 지분율은 22.16%에 달한다.

지난 1998년 설립된 우리로는 광통신가입자망(FTTH) 구축에 사용되는 광분배기(PLC)와 광다이오드(PD) 등 광통신 부품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로, 2012년 11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최근 몇 년간 주력 사업의 침체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올해 들어 턴어라운드(실적개선)에 성공하면서 최근 관련 업체 인수에 적극 나서며 사물인터넷(IoT)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는 우리로의 주연테크 인수도 이러한 사업 확장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주연테크의 PC 사업은 수년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데스크톱 PC의 중소기업자간경쟁제품 지정으로 올해부터 공공조달 시장에서 중소기업 제품의 공급 비중이 100%로 확대된 점은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주연테크의 공공조달 PC 매출은 빅 3로 분류되는 삼보와 에이텍, 대우루컴즈에는 아직 못 미치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100억 원대 매출을 기록한 상위 4개사에 포함돼 있다. 중소기업청의 공공조달 PC 상생방안의 구체적인 실행 결과에 따라 주연테크는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은 후보 중 하나다. 만약 두 회사가 합병되더라도 전자·컴퓨터·통신 업종은 최근 3년 평균 매출이 1000억 원 이하면 중소기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당장 문제는 없어 보인다. 주연테크의 최근 3년 평균 매출은 약 592억 원, 우리로는 약 173억 원이다.

지난 2011년 이후 4년째 적자 상태인 주연테크의 체질개선을 위한 경영진 교체 여부도 관심사다. 주연테크는 내달 16일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는데, 이날 안건으로는 정관 일부 변경과 이사 선임, 감사 선임이 논의될 예정이다. 대표이사 선임은 이번 총회 안건으로 올라 있지 않지만, 주연테크 내외부에서는 신임 대표 선임을 위한 절차가 준비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유력하게 물망에 오른 이는 우리로와 함께 주연테크 경영권 인수에 나선 김장수 씨제이에스 대표다. 김 대표는 1998년 씨제이에스의 전신이자 컴퓨터 부품 및 주변기기 유통 업체로 용산 일대에서 유명했던 컴장수를 설립하고 현재까지 성장시켜온 인물이다. 웨스턴디지털(WD)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와 LG 광학드라이브(ODD), 클립쉬 스피커 총판으로 오래 활동해왔고, 지난 2012년부터는 글로벌 보안 업체 트렌드마이크로와 총판 계약을 체결, 솔루션 분야로 영역을 확대했다. 컴퓨터 부품 공급과 관련해 기존에도 주연테크와 꾸준히 거래해온 업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로는 올해 1월 본격적인 IoT 시장 진입을 위해 씨제이에스의 지분을 100% 인수했다.

주연테크가 우리로에 이어 성공적인 턴어라운드를 하기 위해서는 기존 PC 영역 외에 강력한 신사업 카드가 필요하다. 주연테크는 데스크톱 외에 노트북, 태블릿 등도 꾸준히 선보이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보급형 제품 위주에 머물러 있다. TV 사업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지만, 최근 중소 TV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뚜렷한 성장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우리로가 주연테크의 체질 개선을 위해 경영진을 교체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주연테크 인수에 PC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김장수 대표가 함께 한 이유도 경영진 교체를 내다본 수가 아니겠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이유다.

한편, 주연테크 내부에서는 우리로의 경영권 인수 소식을 접한 이후 아직 공식적으로 지시가 내려온 바는 없지만,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내에서도 긍정적인 기류가 돌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실제로 우리로의 주연테크 인수 소식이 보도된 후 주연테크의 주가는 지난 4일 기준으로 전일대비 12.1% 급등하며 장을 마감했다.

노동균 기자 yesn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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