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이진] 시속 300Km로 전국을 누비는 고속철도(KTX) 승객 중 일부가 기차 내에서의 인터넷 속도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LTE 기반 인터넷 속도가 느린 것은 물론, KTX가 제공하는 무료서비스도 접속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왜 KTX에서는 인터넷이 느린 것일까?

 

트래픽 대폭 증가가 KTX 내에서의 LTE 품질 낮춰

통신과 관련된 표준은 글로벌 이동통신 표준화 단체(3GPP)가 정하며, 이통사들은 이에 따라 통신망을 구축한다.

3GPP에 따르면, LTE 어드밴스드의 이론상 최대 다운로드 속도는 고정 시 1Gbps, 이동 시 100Mbps에 달한다. 이통3사는 현재 3개의 서로 다른 주파수 대역을 묶은 '3밴드 LTE-A'를 상용화해 운영 중이며, 최대 다운로드 속도는 300Mbps다.

KTX 산천 모습 (사진=철기원)
KTX 산천 모습 (사진=철기원)

KTX의 평균 속도는 시속 300Km에 달하지만, 이 정도 속도는 3GPP가 기준으로 내세운 시속 350Km보다 낮으므로 무선통신의 다운로드 속도에 영향을 줄 만큼 빠른 것은 아니다. 즉, KTX에 탑승한 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차량 등을 활용해 이동할 때 체감하는 것과 같은 속도를 즐겨야 정상이다.

그런데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KTX 탑승객의 통신 속도와 관련된 후기를 살펴보니, LTE 이용 시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이용자들은 주요 KTX 역사 주변에서는 통신 속도가 괜찮은데, 터널 구간을 지날 때 인터넷이 끊기는 등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KTX 선로는 고속으로 이동하는 기차의 안전을 위해 직선 구간으로 제작되며, 우리나라는 산이 많다는 특성상 터널 구간이 많다.

이통3사는 터널 내에서의 원활한 통신 이용을 위해 내부에 별도의 통신 시설을 구비했는데, 열차 내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이 갈수록 폭증함에 따라 이를 커버할 수 있는 신규 장비 설치가 요구되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최근 고품질의 영상이나 게임 등을 즐기는 사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트래픽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KTX 이용자들이 원활한 서비스 이용을 위해 기지국 증설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와이브로 백홀의 한계 때문에… KTX 와이파이 '무용론' 고개 들어 

KTX가 제공하는 와이파이 망에 대한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코레일은 이용자 1인당 30MB의 무료 데이터를 제공 중인데, 통신 품질이 열악하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차라리 없는 셈 쳐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올 정도다.

이미지=KTX 인터넷 간편접속앱
이미지=KTX 인터넷 간편접속앱

 

통상 와이파이는 고정된 상태에서 이용하는 통신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고속으로 움직이는 상황에서도 이용할 수 있지만, 품질을 보장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즉 KTX가 시속 300Km로 달리면서도 빠른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는 주장은 현실 감각이 떨어지는 얘기다.

이통사 관계자는 "KTX 와이파이는 와이브로망을 백홀로 사용하고 있는데, 트래픽이 몰릴 경우 잘 터지지 않는 문제가 있다"며 "와이파이는 지하철 역사 등 움직임이 적은 장소에서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기존 와이브로 기반 백홀보다 100배 빠른 데이터 전송을 지원하는 이동핫스팟네트워크(MHN) 기술을 개발했다. 이것이 상용화되면 KTX에서도 편리한 무선인터넷 이용이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이진 기자 miff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