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노동균] “한컴시큐어는 최근 몇 년간 미래성장 전략의 부재로 다소 위축돼 있었다. 이에 사명부터 대표, 전략까지 모두 바꿨다. 지금은 중심에서 다소 벗어났지만, 한컴시큐어를 시장의 중심으로 되돌려 놓음으로써 한컴 그룹 지주회사로서의 위상을 확보할 것이다.”

이상헌 한컴시큐어 대표(사진= 한컴시큐어)
이상헌 한컴시큐어 대표(사진= 한컴시큐어)

한컴시큐어의 새 수장으로 취임한 이상헌 대표는 올해 경영 혁신을 통한 턴어라운드를 달성하는 동시에 오는 2018년까지 3년 내 2배 성장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 내부적으로는 경영 인프라를 혁신하고, 대외적으로는 기존 제품 고도화와 미래사업 발굴, 해외시장 공략에 고삐를 죈다는 실행방안을 제시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이 대표 취임과 함께 소프트포럼에서 한컴시큐어로 사명을 변경했다. 소프트포럼은 1999년 설립된 정보보안업체로 국내 공인인증(PKI) 시장에서 줄곧 점유율 1위를 지켜왔다. 닷컴열풍이 일었던 2003년 코스닥에 상장했고, 2010년에는 한글과컴퓨터(한컴)를 인수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소프트포럼은 2011년 234억원의 매출로 정점을 찍은 후 서서히 매출이 하락했고, 지난해에는 매출 145억원, 영업이익 마이너스 8억800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소프트포럼은 지난 16년간 구축해온 브랜드를 과감히 버리고, 한컴시큐어로 새 출발을 선언했다.

이 대표는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기술이 평준화되면서 수익성이 날로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기존 사업에 안주하면서 회사 전반적으로 자신감이 결여되는 결과로까지 이어졌다”며 “이에 경영혁신을 위해 맥킨지의 호라이즌(Horizon) 성장 모델에 입각해 현재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호라이즌 성장 모델의 1단계는 PKI, DB암호화, SSO, 시큐어코딩 등 기존 제품 경쟁력 확보와 구축 등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는 핵심 사업 확장 및 방어 전략에서 출발한다. 이와 함께 2단계로 키 관리, 웹 표준 공인인증, FIDO 생체인증 솔루션 등 신규 사업 구축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국내외 파트너십을 통한 합작 사업을 구상 중이라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3단계는 사물인터넷(IoT) 보안 솔루션, 스마트 인증 등 미래사업 발굴에 초점을 둔다. 이러한 성장 모델이 완성되면 향후 자연스럽게 2단계가 1단계로, 3단계가 2단계로 순환되면서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완성하는 것이 호라이즌 성장 모델의 핵심이다.

또한, 한컴시큐어는 그룹사의 기존 거점을 활용한 글로벌 시장 공략도 본격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한컴그룹은 앞서 북미, 홍콩,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폴, 인도네시아, 인도, 호주 등에 거점을 확보한 데 이어 최근에는 중국, 일본, 남미, 러시아, 유럽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컴시큐어는 이를 통해 직접 세일즈를 하거나 현지 파트너들과의 제휴를 통해 글로벌 진출을 위한 발판을 다각적으로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한컴시큐어는 당장 오는 22일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6과 29일 개최 예정인 글로벌 정보보안 기술 컨퍼런스 RSA 2016에 참석해 글로벌 공략을 위한 전략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신규 사업의 경우 MDS테크놀로지 등 그룹사의 역량을 십분 활용해 시너지를 낸다는 목표다. 이 대표는 현재 한컴시큐어와 MDS테크놀로지의 대표를 겸임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국방, 자동차 등 MDS테크놀로지가 강점을 갖고 있는 차별화된 시장으로 한컴시큐어의 보안 솔루션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노동균 기자 yesn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