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유진상] 인공지능을 둘러싼 글로벌 IT 기업들의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인공지능은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카, 로봇, 사물인터넷(IoT) 등의 두뇌이기 때문에, 인공지능을 선점하면 신성장동력 사업을 모두 아우를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관련 시장 가치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 
(사진=삼성반도체)
(사진=삼성반도체)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IT 기업들은 인간의 능력에 도전하는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2년간 인공지능에 투자된 액수만 7억달러(약 8464억원)로 집계된다. 

글로벌 IT 기업들이 인공지능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그림=IITP)
글로벌 IT 기업들이 인공지능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그림=IITP)
특히 애플, 구글, 페이스북, IBM, MS 등은 인공지능 연구를 가속화하며 SW 플랫폼을 개발하는 한편, 유망 벤처 기업 인수와 우수 인력 영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인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인공지능 관련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2010년 1490만달러(약 180억원)에서 2015년 3억달러로 약 20배가 증가했다. 

또한 인공지능 SW가 오픈소스로 제공되면서 생태계는 더욱 커지고 있다. 기존에는 대부분의 기업이 프로젝트를 비밀스럽게 진행했지만, 최근에는 개방을 통해 혁신을 추구하고 있어 플랫폼이 오픈소스화되면서 보다 빠르게 발전해 나가는 모습이다. 특히 오픈소스화를 통해 시장 영향력 확대는 물론 자사 기술을 표준 규격으로 삼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활용하고자 하는 목적도 배제할 순 없다. 

최근 인공지능 영역에서 가장 두각을 보인 곳은 구글이다. 구글은 지난달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가 인간을 상대로 바둑 대국을 펼쳐 5: 0으로 완파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바둑은 컴퓨터가 인간을 절대 이길 수 없는 영역으로 여겨져왔다. 하지만 이번 대결로 인해 그 상식은 깨지고 말았다. 알파고는 오는 3월 이세돌 9단과 대국이 진행될 예정이다.  

여기에 구글은 지난해 11월에는 머신러닝 기술을 집약한 인공지능 엔진 텐소플로(TensorFlow)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텐소플로는 얼굴인식이 가능한 ‘구글 포토’ 등 구글 핵심서비스에 쓰이는 2세대 기계학(machine learning) 알고리즘 시스템이다. 또 구글포토는 일상생활과 인공지능을 밀접하게 접목시켰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페이스북은 이런 구글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페이스북 역시 자사의 인공지능 연구소에서 개발한 머신러닝 학습분석 HW ‘빅서’ 설계도를 오픈했으며, 머신러닝 개발 환경인 ‘토치’ 모듈도 오픈소스로 공개한 바 있다. 여기에 업계는 그동안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통해 축적한 다양한 데이터 정보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기술 개선과 성능 향상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애플은 딥러닝, 머신러닝 등의 인공지능 관련 스타트업과 M&A를 통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딥러닝 기반의 이미지 인식, 판독 기술을 보유한 퍼셉티오(Perceptio)를 인수했으며, 학습능력을 갖춘 음성인식 기술 스타트업 보컬IQ(VocalIQ)를 인수해 시리 기능 개선에 활용할 계획이다. 올해 초에는 사람의 표정으로 감정을 식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 업체 이모션트(Emotient) 인수를 발표하기도 했다. 

IBM의 경우, 슈퍼컴퓨터 왓슨(Watson)을 통해 미래 인지 비즈니스를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의료 빅데이터 업체인 익스프로리스(Explorys)와 피텔(Phytel)을 인수한 데 이어 의료영상업체인 머지헬스케어(Merge Healthcare), 기상정보 서비스 업체인 웨어컴퍼니(Weather Company) 제품/기술 사업부 등을 인수하면서 왓슨과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전략을 취하고 있다. 특히 IBM은 IT 시장이 클라우드로 변화함에 따라 메인프레임 등의 HW 사업이 부진에 빠져있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인공지능에 보다 힘을 싣고자 하는 모습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IT 시장에서 선두로 나서기 위해 인공지능을 선택했다. 그 중심엔 인공지능 개인비서 코타나(Cortana)가 있다. 코타나는 애플의 시리와 비슷한데, 음성인식 기술을 이용해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MS의 검색서비스 빙에서 찾아준다. 단순히 검색뿐 아니라 학습기능을 통해 개인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MS는 지난 3일 인공지능 모바일 키보드 업체인 ‘스위프트키’를 2억5000만달러에 인수해 모바일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또한 MS는 지난해 11월에는 러닝머닝 기술을 통해 개발된 ‘퓨처 디코디드(Future Decoded)를 공개하기도 했다. 퓨처 디코디드는 사진 속 인물들의 표정을 분석해 감정을 분석할 수 있는 SW다.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 기술은 글로벌 ICT 업계 핵심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 고도화 노력이 지속되면서 자율제어 로봇, 디지털 비서, 뉴로 컴퓨터, 임베디드 시스템 등의 관련 시장도 동반성장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상 기자 jinsa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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