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보조금 33만원 '1년째' 요지부동…방통위 선택은?

최재필 기자
입력 2016.03.29 16:09 수정 2016.03.29 17:42

[IT조선 최재필] 단말기 지원금 상한액 33만원이 약 1년 동안 조정되지 않고 있다. 현재 정부가 올릴 수 있는 지원금은 최대 2만원. 이에 유통 업계는 지원금 상한액을 정하는 25만~35만원 기준부터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방통위 "단말기 지원금 상한액 조정 계획 없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29일 단말기 지원금 상한액을 조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단말기 지원금 상한액을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지만, 현재 이를 조정할 요인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작년 4월 8일, 방통위는 정부 과천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기존 30만원이었던 단말기 지원금을 3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단말기유통법에 따르면 방통위가 25만~35만원 범위내에서 단말기 지원금을 정할 수 있고, 6개월마다 재조정이 가능하다. 방통위는 작년 10월 8일 이후 단말기 지원금을 새롭게 조정할 수 있었지만, 현재까지도 요지부동이다. 거의 1년간 정체된 셈이다.

방송통신위원회 현판

만약 방통위가 단말기 지원금 상한액을 올린다 하더라도 최대 35만원까지다. 현행보다 2만원 높아지는 것으로,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니다. 아직까지 단말기유통법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불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원금 상한액을 하향 조정하는 것도 방통위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방통위 내부에서는 지원금 상한액 조정에 대한 계획이 아직 없다"며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지금 당장 지원금을 조정할 요인을 찾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지원금 상한액 미조정에도 잠잠한 이통시장…'20% 요금할인' 때문?


단말기유통법 시행 전에는 '단말기 지원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존도가 상당히 높았다. 휴대전화를 구입하면서 금전적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말기유통법 시행 후 '20% 요금할인' 제도가 도입되면서 지원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존도는 현저히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으로 '20% 요금할인' 누적 가입자는 총 624만명을 넘어섰다. 해당 제도가 시행된 지 1년 5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20% 요금할인'은 단말기를 구입할 때, 지원금을 포기하는 대신 매월 내는 통신비의 20%를 할인해 주는 제도다. 초반 반응은 미지근했지만, 작년 4월 할인율이 12%에서 20%로 상향 조정되면서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갤럭시S7 구입 시, 단말기 지원금보다 20% 요금할인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20% 요금할인' 제도가 도입되면서 지원금 의존도가 낮아진 이유는 간단하다. 아이폰6S, 갤럭시S7 등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출시될 때마다 이통사들은 2년 약정 기간 동안 매달 받는 20% 요금할인 금액보다 낮은 수준의 지원금을 책정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이 더 많은 지원금을 선택할 명분이 사라진 셈이다.


단말기 지원금에 대한 비중이 작아지고, 20% 요금할인 인기가 올라가면서 '지원금 상한액' 1만~2만원 올리는 건 크게 중요하지 않게 됐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상한액을 올린다고 해서 이통사들이 최대치만큼 단말기 지원금을 책정할 확률도 낮은 게 현실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단말기유통법 시행 초기에는 지원금 상한액 조정에 대한 요구가 거셌지만, 현재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며 "20% 요금할인 제도가 인기를 끌면서 지원금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인식도 많이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휴대폰 유통업계 "그래, 2만원 올리는 게 중요한건 아냐"


휴대전화 유통업계는 지원금 2만원 상향 조정이 중요한 게 아니라, 상한액을 정할 때 기준이 되는 25만~35만원의 범위를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외 직구로 단말기를 저렴하게 구매하고, 20% 요금할인과 결합하는 구매 행태가 증가한다면 전국 2만여 개의 판매점들은 고사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게 유통 업계의 시각이다.

2014년 10월,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주최로 열린 '단통법 중단 결의대회'에 참석한 한 참가자가 고객지원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모습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지원금 상한액 2만원을 올리는 건 그 누구에게도 의미가 없다"면서 "지금이라도 상한액 기준 범위를 50만원까지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휴대폰 판매점 관계자도 "지원금 상한액이 30만원대에 머물러 있다보니까 이통사가 실질적으로 책정하는 단말기 지원금도 소비자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50만원 수준으로 상한액을 재조정하거나, 최소 얼마 이상을 받을 수 있는 지원금 하한액을 도입해 소비자들이 판매점에서 스마트폰을 구입할 수 있는 유인책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유통업계의 입장이 정책에 반영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25만~35만원으로 정해 놓은 지원금 상한액 기준 범위를 조정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현재 지원금 상한액 기준 범위를 조정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재필 기자 mobilechoi@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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