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대항마와 손잡은 국산 배터리 업체들...LG화학은 ‘썩은 동아줄’, 삼성SDI는 '글쎄'

유진상 기자
입력 2016.12.09 10:15
삼성SDI와 LG화학이 향후 성장성이 부각된 전기차 시장에서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전기차 업체들과 손을 잡았다. LG화학은 패러데이퓨처와 협력하기로 했지만 썩은 동아줄을 잡았다는 평가가 많다. 삼성SDI는 루시드모터스와 체결한 파트너십에 대해 기대와 함께 우려도 제기된다.

◆썩은 동아줄 '패러데이 퓨처'

LG화학은 테슬라의 라이벌이자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패러데이퓨처(Faraday Future)와 파트너십을 체결,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공급 규모나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패러데이퓨처가 CES2016에서 선보인 콘셉트카 ‘FF제로(ZERO)’. / 패러데이퓨처 제공
패러데이퓨처는 중국 IT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러에코의 자회사다. 2016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6'에서 전기차 'FF제로(ZERO)' 콘셉트카를 공개하며 테슬라 대항마로 급부상했다. 이 회사는 올해 10억달러(약 1조1700억)를 투자해 미국 네바다 주에 전기차 생산 공장을 짓고 내년 하반기부터 양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패러데이퓨처는 현재 자금난으로 생산공장 건설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금융사기를 위해 설립된 회사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네바다 주의 한 고위 관리는 "패러데이퓨처가 금융 사기에 이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모회사인 러에코가 패러데이퓨처를 통해 모은 투자자의 돈을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다단계 금융 사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LG화학이 썩은 동아줄을 잡았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패러데이퓨처의 컨셉카는 1인승 스포츠카로 양산된다 하더라도 구매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다"라며 "투자자가 나오지 않을 수 밖에 없고 그 결과 자금난에 허덕일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 루시드모터스는 '안전한 동아줄'일까

삼성SDI는 8일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인 루시드모터스(Lucid Motors)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할 계획이다. 루시드모터스도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패러데이퓨처의 라이벌 기업이다.


루시드모터스의 컨셉카. / 루시드모터스 제공
루시드모터스는 2007년 설립됐다. 사업 초기 전기차 배터리팩을 제조했지만 테슬라 모델S의 주역인 피터 로린슨과 폭스바겐·마쯔다의 디자인을 담당했던 데렉 젠킨스를 영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전기차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루시드모터스는 일본 최대 재벌인 미쓰이그룹과 중국 베이징 오토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2018년 1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7억달러(약 8110억원)를 투자해 애리조나에 전기차 조립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SDI가 루시드모터스에 공급하는 배터리는 지름 21㎜, 높이 70㎜의 '21700'형 배터리다. 기존 18650(지름 18㎜, 높이 65㎜) 원통형 배터리에 비해 용량이 약 50% 증가됐다. 셀을 여러 개 묶어 팩으로 만들면 원가를 대폭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그나마 LG화학보다는 실체가 뚜렷한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공급할 배터리의 실체에 대한 윤곽이 잡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특히 루시드모터스는 배터리팩 생산을 통해 기존 매출처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안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업계에는 삼성SDI와 루시드모터스의 협력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루시드모터스 역시 패러데이퓨처와 같은 전기차 스타트업이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엔진과 미션을 이어주는 구동계와 엔진 구조 등 다양한 기술이 필요한 일반 자동차에 비해 모터와 배터리 등만 잘 구매해 설계하면 전기차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문제는 충분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박철완 박사(전 한국전자부품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는 "루시드모터스가 연간 1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를 생산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며 "루시드모터스가 콘셉트 카만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 계약을 했다는 점만으로 높게 평가를 하는 것은 이른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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