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개발한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AI) 비서서비스 '빅스비'의 영어·중국어 버전 출시가 연기됐다.

삼성전자 인공지능 기반 음성인식 인터페이스 빅스비 로고.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인공지능 기반 음성인식 인터페이스 빅스비 로고. / 삼성전자 제공
2일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빅스비 영어·중국어 버전의 개발이 미뤄지고 있다"라며 "언제 개발이 완료될 지 예측이 어렵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영어·중국어 버전 출시가 7월 중순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이 마저도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초 삼성전자는 5월 영어 버전, 6월 중국어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었다.

빅스비의 영어·중국어 버전 개발이 늦어지는 이유는 개발자 부족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빅스비 연구개발(R&D)·테스트·기획에 3000명쯤의 인력을 투입했지만, 한국어와 달리 영어·중국어 인력·리소스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어의 학습 속도가 더딘 것도 영어버전 출시 지원의 이유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검색 엔진 '빙(Bing)'과 협업 중인데, 이 과정에서 주요 협력사 중 하나인 구글과 마찰을 빚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오랫동안 협력했는데, 구글이 자사 검색을 활용해 달라고 요청하며 의사결정에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6월부터 영어 버전의 시범 서비스를 진행 중이지만, 빅스비의 자연어 이해 능력을 높이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미국 갤럭시S8사용자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영어 버전 안정화 후 중국어 버전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빅스비는 삼성전자가 2016년 인수한 비브랩스의 기술과 삼성전자의 기술을 결합해 만든 지능형 인터페이스다. 삼성전자는 애플 시리를 개발했던 개발자가 설립한 비브랩스를 2016년 10월 2억1500만달러(2460억원)에 인수했다.

삼성전자는 4월 21일 갤럭시S8을 출시하면서 빅스비 비전(시각인지)·홈(가전제어)· 리마인더(상기) 기능을 함께 공개했다. 하지만 빅스비 핵심인 보이스 기능은 제외했다. 삼성전자는 이후 5월 1일 1시부터 한국어 보이스 서비스를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