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제동에 브로드컴의 적대적 인수합병에서 벗어난 퀄컴이 또다시 매각 위기에 놓였다. 이번에는 퀄컴 창업주 2세가 직접 나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5일(현지시각) 퀄컴 전 회장이자 창업주 2세인 폴 제이콥스가 최근 글로벌 투자사와 접촉해 퀄컴 인수를 타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폴 제이콥스 퀄컴 전 회장. / 퀄컴 제공
폴 제이콥스 퀄컴 전 회장. / 퀄컴 제공
폴 제이콥스가 접촉한 투자사 중에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은 지난해부터 브로드컴의 인수합병 시도를 번번이 뿌리쳤으나, 브로드컴도 공세를 늦추지 않고 적대적 인수합병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브로드컴에 제동을 걸면서 한숨 돌린 상황이다.

제이콥스 전 회장은 브로드컴의 인수합병 시도가 한창이던 9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회장직을 내려놓은 지 얼마 되지 않아 퀄컴 이사회에 자신이 회사를 인수할 계획이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콥스 전 회장은 손정의 회장과도 개인적으로 인연이 있다. 다만, 양측이 퀄컴 인수와 관련해 구체적인 논의를 주고받았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3G와 4G LTE 이동통신 시대 모뎀 칩 시장을 주름잡은 퀄컴은 2019년 상용화 예정인 5G 시대에도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로드맵을 밝혔다. 퀄컴의 몸값은 890억달러(95조원)로 추산되며, 반도체 인수합병 사상 최대 규모의 매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