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원의 오덕이야기] ㉕냉전시대 '음악'으로 적의 사기를 떨어뜨린 '민메이 어택'…로봇 애니의 '혁명'

김형원 기자
입력 2018.06.23 06:00
‘민메이 어택’은 1982년 일본 현지서 TV방영된 SF애니메이션 ‘초시공요새 마크로스’를 통해 유명해졌다. 애니메이션 속에서는 압도적으로 불리한 화력 차이를 문화 콘텐츠로 극복해 외계인 ‘젠트라디’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장면을 그렸다.

노래와 문화 콘텐츠로 적의 전투사기를 떨어뜨리는 ‘민메이 어택’은 남북 대치 상황이 이어지던 한국에서 실제로 효과가 있음을 입증한 심리전술이다.

2015년 대형 확성기로 흘러나간 국내 대중가요를 듣고 실제로 소수의 북한군이 목숨을 걸고 38선을 넘었으며, 2017년 판문점을 넘어온 병사는 병상에서 깨어나자마자 한국의 대중가요를 틀어 달라고 요청했다.

마크로스 아이돌 캐릭터 ‘린 민메이’. / 야후재팬 갈무리
노래로 성간(星間)전쟁을 승리로 이끈 여성 캐릭터 ‘린 민메이’는 마크로스 애니메이션의 인기가 35년간 유지될 수 있게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실제로 80년대 당시 린 민메이 목소리 연기와 노래를 담당했던 ‘이이지마 마리(飯島真理)’는 마크로스 애니메이션을 통해 실제 가수로 데뷔했으며, 린 민메이 캐릭터는 애니메이션 업계 최초의 ‘버추얼 아이돌’로 평가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거의 모든 마크로스 시리즈에는 ‘노래’라는 요소가 빠지지 않으며, 최신작인 ‘마크로스 델타’의 경우 아예 아이돌 유닛으로 등장하는 등 노래 요소를 더 발전시킨 모습을 비췄다.
린 민메이 목소리 연기와 노래를 맡아 80년대 당시 스타 자리에 오른 가수 이이지마 마리. / 위키피디아 제공
애니메이션 ‘R.O.D’,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등 다수의 인기작을 배출한 애니메이션 프로듀서 마쯔쿠라 유우지(松倉友二)는 전쟁과 아이돌 가수의 결합은 당시 애니메이션 업계의 ‘발명’이라고 평가했다. 마쯔쿠라는 “80년대 당시 전쟁과 노래가 서로 어울리지 않는 테마라는 방송업계 시선에도 불구하고 마크로스가 크게 성공한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말했다.

◇ 마크로스 시리즈의 상징적 메카닉 ‘발키리’는 어떻게 탄생 됐나?

애니메이션 마크로스 시리즈에서 노래 외에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전투 비행체에서 로봇으로 변신하는 ‘발키리’다.

메카닉 디자이너 ‘카와모리 쇼우지(河森正治)’에 따르면 발키리는 1979년 TV 방영된 ‘기동전사 건담’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그는 2017년 12월 일본 현지에서 열린 애니메이션 제작 콘테스트 프로젝트 아니마 발표회에서 “건담과 다른 것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발키리를 디자인 했다”고 밝혔다.

VF-1 발키리 프라모델. / 굿스마일컴퍼니 제공
발키리는 전투기 형태인 ‘파이터’와 로봇 형태의 ‘배틀로이드’ 외에 전투기와 로봇의 중간 단계인 ‘가워크’가 존재하는 것이 특징이다. 메카닉 디자인은 카와모리가 로봇 ‘용자 라이딘’을 디자인한 미야타케 카즈타카(宮武一貴)와 함께 2년의 시간을 들여 만들어냈다. 전투기 모양은 실존하는 미국 전투기 F-14 톰캣을 기반으로 디자인됐다.

카와모리에 따르면 발키리 첫 번째 모델은 건담과 다른 것으로 추구하다 보니 사람 모양을 벗어난 로봇이었다고 한다. 그는 ‘인간형 로봇이 아니면 팔리지 않는다’는 주변의 반발로 전투기에서 로봇으로 변신하는 로봇을 디자인하게 됐고 우주전함과 전투기를 인간형 로봇으로 변형시키는 과정에서 발키리가 탄생했다고 밝혔다.

VF-1 발키리 배틀로이드 버전 프라모델. / 하세가와 제공
전투기에서 로봇으로 변신하는 발키리가 처음부터 환영받은 것은 아니다. 카와모리는 당시 애니메이션 스폰서인 장난감 제작사 측에서 비행기는 팔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쳐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발키리 3단 변신 디자인의 우수성을 설명하기 위해 시제품을 만들어 직접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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