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사용자수 22억명의 페이스북 왕국에 균열이 가고 있다. 미국 대선 당시 개인정보 유출에 이어 가짜 뉴스 논란이 일면서 페이스북 앱 사용 시간은 급감했다. 주가는 사상 최대폭으로 하락했고, 중역은 속속 회사를 떠난다.

여기에 페이스북 회원 5000만명의 로그인 정보를 담은 토큰까지 해킹으로 유출됐다. 치명적인 보안 문제까지 일어나며 큰 위기에 빠진 모양새다.

페이스북의 사용 시간, 플랫폼으로서의 신뢰도는 나날이 줄어들고 있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은 최근 보고서에서 2017년부터 페이스북 앱 이용 시간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7년 1월 66억분에 달했던 페이스북 앱 이용 시간은 2018년 1월 52억분으로, 7월에는 40억분으로 50% 가까이 급감했다.

페이스북의 주가도 연일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7월 30일 페이스북은 시장 전망보다 다소 낮은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후 페이스북 주가는 사상 최대치로 하락(18.96%)했고, 하루만에 시가 총액 1200억달러(133조3200억원)가 증발했다. 이는 미국 증시 역사상 최고액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 유튜브 갈무리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 유튜브 갈무리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선거 캠프가 페이스북 개인정보 8700만건을 무단 수집, 악용했다는 내부 폭로가 제기됐다. 이 사건은 SNS 플랫폼으로서의 페이스북의 신뢰도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어 페이스북 가짜 뉴스가 범람해 대선에 영향을 끼쳤다는 논란도 일었다. 휴면 계정을 악용한 성인 광고도 소비자의 불만을 샀다.

페이스북은 개인정보 무단 수집 계정을 삭제하고 가짜 뉴스 근절 캠페인을 펼쳤으나, 훼손된 이미지를 완전 회복하지는 못했다. 이 시기 소비자 사이에서 페이스북 탈퇴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오랜 시간 일해온 임원들도 페이스북을 속속 떠나고 있다. 엘리엇 슈라지 공공정책 부사장, 알렉스 스타모스 최고 보안 책임자, 댄 로스 파트너십 부사장 등 중역이 올해 페이스북에서 퇴사했다.

페이스북이 10억달러(1조1100억원)에 인수한 인스타그램 임원도 속속 퇴사 결정을 내렸다. 캐빈 시스트롬 최고경영자와 마이크 크리거 최고기술책임자가 올해 안에 페이스북을 떠날 예정이다.

5000만명분의 로그인 토큰 도난 사건 직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는 이례적으로 긴급 지가회견을 열었다. 이어 이번 사건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최대한 신속히 후속 조치에 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여파는 오래 지속될 전망이다. 보안 업계 한 관계자는 "도난당한 토큰을 악용하면 계정 사용자 본인인 것처럼 행사할 수 있다"며 "페이스북 외에 페이스북과 연결된 다른 서드파티 서비스에도 접근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