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차 측면에 작은 카메라 장착

1911년 미국 발명가 제이콥 레비노는 경주 자동차에 ‘거울’을 적용했다. 당시만 해도 보조 운전자가 뒤에서 좇아오는 경쟁차를 일일이 확인하던 상황이었다. 레비노의 획기적인 아이디어는 수십 년 동안 각종 기능이 더해져 없어서는 안될 자동차 부품으로 발전했다.

아우디의 ‘버추얼 익스테리어 미러’ / 아우디 제공
아우디의 ‘버추얼 익스테리어 미러’ / 아우디 제공
아우디의 ‘버추얼 익스테리어 미러(Virtual Exterior Mirror)’는 사이드미러의 미래를 보여준다. 각종 전자 장비의 등장으로 사이드미러가 내부 시스템에 통합돼 물리적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아우디가 첫 양산·판매하는 순수 전기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e-트론(Tron)은 버추얼 익스테리어 미러를 선택품목으로 제공한다.

버추얼 익스테리어 미러는 차량 측면에 거울 대신 작은 카메라를 달아 차량 주변의 상황을 실내 디스플레이로 전송해준다. 실내 좌우 한 대씩 장착된 7인치 OLED 디스플레이를 터치하면 옆과 뒤의 상황을 확대하거나 축소해 확인할 수 있다. 화각을 키워 넓은 시야도 얻을 수 있다.

자동차 옆면을 차지하던 거울이 없어지면 공기 저항도 줄어든다. SUV인 e-트론의 공기저항계수는 공기 흐름에 유리한 세단과 비슷한 수준(항력계수 0.27)이다.

다만, 버추얼 익스테리어 미러는 일반 거울보다 부품 생산 단가가 현저히 높다. 유지보수에도 어려움이 있다. 전자장비이기 때문에 오작동의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

e-트론의 버추얼 익스테리어 미러는 악천후에서도 기능성을 유지하도록 특수 소재를 사용했다. 카메라의 김서림이나 동결을 방지하기 위해 자동 히팅 기능도 있다. 어두운 곳에서는 자동으로 밝기를 조절해 영상을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