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풀린 은산분리…카카오 남은 과제는

정미하 기자
입력 2019.01.18 09:06
산업 자본 은행 지분 보유를 제한하던 '은산(銀産)분리' 빗장이 17일 풀렸다. 카카오가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 최대 주주로 올라설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지분 소유제한) 규제를 완화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이날부터 발효 됐다. 당초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은 은행이 기업 '사금고'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은행 지분을 4%(의결권이 없는 경우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18년 9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은 인터넷 전문은행 지분을 34%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인터넷전문은행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용우,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왼쪽부터) / 조선비즈 DB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이 시행됨에 따라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주인이 될 수 있다. 현재 카카오뱅크 대주주는 한국투자금융지주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을 기존 법에서 허용하던 최대치만을 보유했다. 카카오뱅크 윤호영, 이용우 공동대표는 각각 카카오, 한국투자금융지주 출신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앞서 "은행법이 개정돼 카카오가 보유할 수 있는 의결권의 최대지분한도가 15% 이상으로 높아질 경우, 관계 법령 등에 따라 금융당국 승인을 받는 것을 전제로 카카오가 법률상 지분한도까지(법률상 지분한도가 30% 이상일 경우 30% 한도) 카카오은행 지분을 취득할 수 있도록 당사 보유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옵션거래에서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을 카카오에 부여하도록 약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미 카카오뱅크 주주들이 은산분리가 풀릴 경우를 대비해 카카오가 최대 주주로 올라설 수 있는 지분 매매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이번에 발효된 인터넷전문은행법에 따라 ICT 기업이 인터넷은행 지분을 34%까지 보유할 수 있다는 것과 카카오가 한국투자금융지주와 계약한 내용을 감안하면, 카카오은행은 앞으로 최대 30%의 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

문제는 카카오가 최대 주주가 되는 과정에서 카카오은행의 또 다른 주주인 KB국민은행, 우정사업본부, SGI서울보증, 이베이, 넷마블, 예스24, 텐센트 등의 지분이 어떻게 되는지 여부다. 이들의 지분 일부를 카카오가 사들일지, 어느 주주 지분을 매입할지 등등 세부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여기에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도 변수다. 카카오는 대주주가 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 승인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대 주주로 자리매김하는 데 벌금형 선고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자본시장법상 금융사 대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 공정거래법, 조세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김 의장은 2016년 카카오 대기업집단 지정 과정에서 5곳의 계열사(엔플루터, 플러스투퍼센트, 골프와친구, 모두다, 디엠시 등)를 누락 신고한 혐의를 받는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자산 5조원이 넘는 대기업집단은 동일인(총수)을 비롯해 그 일가가 보유한 기업과 지분 내역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신고하지 않거나 허위로 보고하면 1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앞서 공정위는 해당 사안을 경고 처분하고 사안을 종결했다. 하지만, 검찰이 법원에 약식 기소하고 법원이 검찰 손을 들어준 상황이다. 김 의장은 이에 불복해 지난해 12월 중순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카카오 측은 공정거래법 위반은 김 의장 개인 문제일 뿐 카카오뱅크 지분 인수에는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한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법 발효 후 주주 간 협의를 거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해야 한다"며 "지분 확대와 관련해 이사회나 주주총회가 열리는 시점 등은 미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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