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연구·개발(R&D)에 5년간 45조3000억원을 투자한다고 27일 밝혔다. 또 수익성 개선을 통해 2022년까지 자동차 부문에서 영업이익률 7%와 자기자본이익률 9%를 달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엘리엇의 고배당 요구 이후 주주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현대차는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했다. 주주,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중장기 경영 전략 및 중점 재무 전략을 공개한 것. 현대차가 구체적인 수익성 목표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측은 주주 및 시장과 적극 소통하고, 주주가치 경영에 대한 강력한 의지의 차원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서울 양재 현대차 본사 전경. / 현대자동차 제공
서울 양재 현대차 본사 전경. /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는 2023년까지 연구·개발(R&D)과 경상투자 등에 약 30조6000억, 모빌리티와 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에 약 14조7000원 등 총 45조3000억원의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이 기간 연 평균 투자액은 약 9조원으로 지난 5년 간 평균 투자금 약 5조7000억원에서 50% 이상 증가했다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R&D 및 경상투자는 신차 등 상품성 경쟁력 확보(20조3000억원), 시설 유지보수와 노후 설비 교체(10조3000억원) 등이다. 특히 2020년까지 SUV를 8종으로 확대하고, 북미 시장에서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판매 확대 등에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미래 기술투자는 공유경제 등 미래 모빌리티 사업(6조4000억원), 전동화(3조3000억원), 자율주행 및 커넥티비티 기술(2조5000억원), 선행개발 기타 개발 지원(2조5000억원) 등을 포함한다. 미래 친환경차 관련 경쟁 우위에 있는 수소차에 8조원을 투자, 연 50만대 양산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도 전했다.

영업이익률 제고를 위해 현대차는 글로벌 점유율 확대, 원가 구조 및 경영효율성 개선, 제품믹스 개선 및 브랜드 제고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신차 출시를 통해 미국과 중국 등 주력시장의 점유율을 회복하고, 인도 등 신흥 시장의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것. 아세안 등 신규 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한다.

중장기 ROE 개선은 수익성 개선, 주주환원 제고, 효율적인 자본 운용 정책 등을 시행한다. 일반적으로 ROE가 높은 기업은 경쟁우위에 있거나, 적극적인 주주환원 등을 통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시장의 평가를 받는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현대차의 ROE는 2013년 18.6%에서 2018년 1.9%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밖에 회사는 글로벌 업계 평균 수준의 배당성향 달성 등 주주환원 확대를 지속할 방침이다. 또 14조~15조원 수준의 필수 유동성 확보에도 나선다.

현대차의 이날 발표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회사 주주이자 투자회사인 엘리엇의 압박에 따른 주주 달래기 카드인 것으로 업계에선 파악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주 당 3000원으로 배당금을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중간배당 1000원을 포함하면 주당 4000원의 배당이 이뤄지는 셈이다. 그러나 엘리엇측은 주당 2만1976원을 요구한 상태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안정적 재무구조 유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중장기 전략을 바탕으로 경쟁력과 수익성을 조기에 회복해 주주가치 제고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