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달 탐사 경쟁이 재점화되는 가운데, 한국은 투트랙 전략으로 달 탐사 기술 개발에 나선다. 자체 우주로켓 개발과 함께 미국과 공동개발을 통한 기술 업그레이드를 추진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7일 오전 한국천문연구원과 미국 국립항공우주국(NASA) 간 달착륙선 탑재체 공동개발을 위한 합의문 체결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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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업의 민간 달착륙선 본체는 미국기업이 제작하고, 탑재체는 NASA 주도로 미국기업 및 국제협력을 통해 제작된다. 합의문이 체결되면 우선 NASA 민간 달착륙선 사업의 과학탑재체 공동연구 및 활용방안을 논의한다. 이 탑재체는 주로 달 표면과 그 주변 환경을 심층 조사하기 위한 것이다.

합의문으로 인해 구성되는 실무그룹에서는 향후 한국과 NASA 간의 달 궤도에서의 과학연구 협력 논의를 진행한다. 이번 실무그룹에서의 구체적인 탑재체 협력 논의는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이 대표가 되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 관련 연구기관도 참여한다.

이번 협약은 NASA의 민간 달착륙선 사업을 위한 것이다. 한국은 2020년 달탐사 1단계 사업인 달 궤도선을 발사하고, 2030년 달에 착륙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별도의 계획을 갖고 있다.

◇ 뒤처진 한 우주탐사기술, 공동 프로젝트로 따라잡는다

1969년 7월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디딘 지 50년 만에 세계적으로 달 탐사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은 2024년 우주인 달 착륙 등을 준비하기 위해 2020년부터 민간 달착륙선 9기 이상을 차례로 발사해 달 표면에서의 과학 탐사를 추진한다.

달 궤도를 도는 우주정거장(게이트웨이)를 구축을 추진하고 유인 달탐사 프로젝트도 실행 중이다.

냉전시대 미국과 함께 우주탐사를 주도했던 러시아도 중단했던 달 탐사를 재개한다. 이 밖에 우주탐사 후발국들도 달 탐사 경쟁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1월 중국은 달 탐사선 창어 4호를 쏘아 올려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의 뒷면에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은 2019년 내에 창어 5호도 발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의 우주국도 2019년 달 탐사를 위해 찬드라얀2호를 발사한다. 이스라엘은 2월 민간 우주개발기업 스페이스X가 만든 로켓에 민간 달탐사선 ‘베레시트’를 실려 보내는 방법으로 달 탐사를 추진했지만 착륙에는 실패했다.

이에 반해 한국은 다른 후발 우주 탐사국들에 비해 기술 개발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부는 이번 NASA와의 협약으로 한국의 우주탐사기술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쳤다.

조낙현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과장은 "이번 협약은 그간 NASA와 천문연이 맺어 온 협력의 역사를 바탕으로 이뤄지게 됐다"며 "NASA 민간 달착륙선 협력은 한국의 우주탐사능력 제고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향후 전개될 국제 공동 우주탐사 프로젝트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그 일환으로 현재 NASA가 추진 중인 우주정거장에 참여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