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일 한국이 세계 최초 5G 상용화의 포문을 열었다. 이통3사는 차별화 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해 5G에서 ‘1등’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내비친다. 이를 위해 VR·AR 등 5G 전용 콘텐츠를 발굴하고, 기업간 거래(B2B) 솔루션 및 서비스를 강화한다. 더 나은 품질을 제공하기 위한 커버리지 확대 경쟁도 치열하다. 5G 주도권 확보가 걸린 만큼 가입자 유치를 위해 출혈 경쟁도 펼친다. 5G 속도를 놓고 무의미한 비방전을 벌이기도 한다. IT조선은 이통3사의 5G 경쟁에서 부문별로 누가 우위에 있는지 분석했다. <편집자주>

5G 시대를 맞아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실감형 콘텐츠가 주목 받는다. 이통3사는 VR과 AR 등 실감형 콘텐츠 개발 및 제휴를 강화해 5G 경쟁력을 높인다.

2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 중 실감형 콘텐츠 투자와 결과물에서 우위를 보이는 곳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VR 플랫폼 U+VR의 5G 전용 콘텐츠를 연말까지 1500편으로 확대한다. 이를 위해 세계 최고의 VR 제작기술을 보유한 벤타VR에 직접 투자하고 VR 콘텐츠 제작을 본격화하고 있다.

U+5G드림콘서트에서 청하가 U+AR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모습. / LG유플러스 제공
U+5G드림콘서트에서 청하가 U+AR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모습. / LG유플러스 제공
AR 콘텐츠 제작에도 100억원을 투자한다. AR 콘텐츠 역시 연내 1500편쯤을 확보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서울 서초동 소재 아리랑TV 스튜디오에 U+AR스튜디오를 열었다. U+AR스튜디오는 4K 카메라 30대와 전용 서버 45대, 촬영용 특수 조명 등을 갖췄다. 연내 제2 AR 스튜디오 개소도 준비 중이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 대비 자사 실감형 콘텐츠가 우위에 있다는 확신으로 6월 13일 이통3사 VR서비스 비교체험 행사를 마련하기도 했다. 고객이 5G 이통사를 결정하기 앞서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블라인드 테스트 방식이다.

비교체험은 A사, B사, C사가 표기된 VR 헤드셋(HMD)을 착용하고, 각각의 VR 콘텐츠를 체험한 뒤 코인을 각사별 박스에 집어넣는 즉석투표를 하는 방식이다. 투표 후 고객에게 이통사 명을 알려준다. 비교체험을 진행한 대부분 고객은 B사를 택했다. 코인은 B사 박스에 집중적으로 채워졌다. LG유플러스의 VR 콘텐츠가 경쟁사 대비 월등하다는 자랑스런 성적표였다.

LG유플러스 한 관계자는 "스타필드 하남점 비교체험 행사는 6월 4일부터 진행됐는데 매번 자사 콘텐츠를 선택한 고객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며 "고객도 LG유플러스의 VR콘텐츠가 경쟁사 대비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B사(LG유플러스) VR 서비스를 선택한 코인으로 가득 채워진 코인박스. / 이광영기자
B사(LG유플러스) VR 서비스를 선택한 코인으로 가득 채워진 코인박스. / 이광영기자
논란의 여지는 있다. 고객은 비교체험을 하기 전에 몰표를 받은 B사의 코인박스를 확인할 수 있다. 다수의 선택을 받은 B사의 콘텐츠가 막연히 더 좋은 것이라는 심리가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2일에는 서울 용산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5G 네트워크를 기반 클라우드 VR게임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LTE는 한정된 대역폭과 150Mbps 이하의 속도를 지원해 클라우드 방식의 VR 게임을 안정적으로 이용하기 어렵다. 하지만 5G 네트워크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저사양 기기에서도 끊김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 VR·AR서 밀린 SK텔레콤과 KT, 신규 콘텐츠와 생태계 조성으로 반격

VR콘텐츠가 LG유플러스에 유리하게 세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SK텔레콤과 KT가 스스로 자신있게 내보일 만한 VR콘텐츠를 직접 제공한 것이 아니기에 논란의 여지는 있다.

SK텔레콤과 KT도 VR·AR 콘텐츠 확보에 힘쓴다. SK텔레콤은 최근 특수효과 업체 위지윅스튜디오와 5G 콘텐츠 제작을 위한 협업을 진행 중이다.

위지윅스튜디오는 미국 월트디즈니에서 공식 협력업체로 인정받은 중소기업이다. 주로 영화 특수효과를 담당했다. 최근 SK텔레콤 의뢰로 AR·VR 등 실감 미디어 제작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SK텔레콤은 위지윅스튜디오의 콘텐츠 독점 공급을 통해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한다.

e-스포츠 생중계, 게임 등 VR콘텐츠 개발에도 집중한다. SK텔레콤은 '포켓몬고'로 유명한 AR 게임업체 나이언틱과 제휴를 맺었다. 하반기 해리포터 AR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KT도 콘텐츠 제작사와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6월21일 일본 공연기획사 제이더블유투비(JW2B)와 업무협약을 발표했다. K팝 가수의 일본 공연 영상을 5G 단말용 AR·VR 영상으로 제작해 서비스하는 내용이다.

KT는 4월 8일 개인형 실감 미디어 서비스 '기가라이브TV'의 2.0 버전을 출시하며 VR 환경에 적합한 콘텐츠 2500편을 제공 중이다.

VR 게임 서비스도 강화했다. VR 게임 전용 포털 '라이브온게임'을 신설하고 10종의 독점 VR 게임을 선보인다. 온라인 대전이 가능한 '스페셜포스 VR'도 제공한다. 게임 개발사 스마일게이트와도 VR 콘텐츠 신사업을 추진한다.

1일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최초 4K 무선 VR 서비스 ‘KT 슈퍼VR’을 6월 28일 출시했다고 밝혔다. KT는 시장 규모 확대와 함께 생태계 활성화에 나선다. 고객이 직접 명소를 방문하지 않더라도 언제든 가상으로 현장을 경험할 수 있는 가상현실 세상을 제공한다. 주요 콘텐츠는 국내 주요 기업과 제휴를 통해 제작한다. 볼거리가 없다는 고객의 불만 해소를 위해 정면으로 어려움을 돌파한다.